[revival]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한화 못지 않게 뜨거운 관심을 받은 팀이 롯데입니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은 오릭스와의 전격 계약으로 현실화가 됐고, SK에서 FA 이승호와 정대현을 영입한 데 이어 임경완과 허준혁을 SK에 내줬습니다. 여기에 군입대한 에이스 장원준과 백업 포수 장성우의 공백도 감안하면, 롯데의 선수 이동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습니다.
일단 이대호가 빠진 롯데의 공격력은 일정 부분 취약해질 전망입니다. 물론 롯데 타선은 이대호 없이도 무시무시합니다. 전체적인 밸런스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검증된 대포가 빠지면서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승부의 물꼬를 트는 한 방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건 분명해 보입니다. 롯데는 올 시즌에도 공격이 활화산처럼 터질 때는 터졌지만, 가라앉을 때는 지나치게 가라앉았습니다. 타격이 원래 그렇지만, 롯데는 그런 편차가 더욱 심한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투수력이 내년 시즌 롯데의 전력을 가늠할 것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롯데의 투수진은 내년 시즌 변화의 바로미터입니다. 일단 에이스 장원준의 몫은 분명 큽니다. 사도스키의 거취가 아직 불분명하고, 또 다른 용병 투수의 경우 영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15승짜리 용병 에이스를 데리고 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송승준도 버티고 있지만, 장원준의 이탈로 확실히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 후미는 약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그러나 어떤 팀도 5선발 체제를 확실히 갖추고 시즌을 운영하는 팀은 없습니다. 그래서 불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현대 야구입니다. 불펜만 놓고 보면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강화된 게 맞습니다. 임경완과 허준혁, 이승호와 정대현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득을 봤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나 양승호 감독이 이승호를 선발로 쓸 수 있다는 언급을 했고, 정대현도 실제 롯데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입니다. 역대 FA 이적 투수 성공사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은근히 부담스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대호가 빠진 타선이 여전히 다른 팀에 부담스러운 존재인 건 사실이라는 걸 감안하면 불펜 투수들은 여전히 안정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승호와 정대현이 불펜에 가세한다면 롯데의 뒷마무리는 더욱 깔끔해질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화려한 빛깔은 사라지고, 좀 더 내실은 키우는 쪽으로 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양승호 감독의 지도력이 내년 본격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