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가빈 슈미트(25, 캐나다)와 댈러스 수니아스(27, 현대캐피탈)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캐나다 국가대표팀에서 라이트 포지션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한국리그에서 최고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가빈은 두 시즌동안 V리그에서 뛰면서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급부상했다.
수니아스는 1라운드에서 해결사의 역할을 다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팀에 점점 녹아들고 있다. 수니아스는 2라운드 MVP에 등극하면서 1라운드의 부진을 털어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대어'를 낚았다.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던 삼성화재에 시즌 첫 패배를 안겼다. 이날 경기의 '일등 공신'은 단연 수니아스였다.
수니아스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가빈의 공격을 차단했다. 가빈과 서로 코트를 마주보며 경기를 펼친 그는 알토란같은 블로킹 5개를 잡아냈다. 그 중, 가빈의 공격을 차단한 것이 4개였다. 203cm의 장신인 그는 가빈의 높이를 막아낼 수 있는 높이를 지녔다.
수니아스는 이 경기에서 31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 득점을 올린 점도 수훈이었다. 하지만 가빈의 공격을 무력화시킨 점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대캐피탈은 중앙에 200cm인 윤봉우와 195cm의 최민호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수니아스라는 장신의 사이드 블로커를 보유했다. 수니아스를 비롯한 2명의 블로커들이 가빈을 쫓아갈 때, 공격성공률을 떨어트릴 수 있다.
실제로 가빈은 이 경기에서 48.33%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평소 60%에 육박하는 가빈을 생각할 때, 낮은 수치였다. 가빈과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박철우도 46.67%에 머물렀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60%에 이르는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 박철우마저 50%를 넘을 때, 대부분의 경기를 이겨왔다. 이들의 위력을 떨어트리는 점이 현대캐피탈의 첫 번째 과제다. 수니아스는 가빈 봉쇄에 대한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동안 국내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 중, 가빈의 공격을 쉽게 차단한 이는 드물었다. 하지만, 같은 캐나다 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수니아스는 가빈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2라운드 경기를 통해 자신감도 얻고 있는 상태다.
삼성화재는 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가빈이 흔들릴 때, 고전해왔다. 신치용 감독은 가빈의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에 변동을 줬다.
14일, 대전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도 수니아스가 가빈을 전담 마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빈의 위력이 떨어질 때, 삼성화재를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반면, 삼성화재는 어느 경기에서든 가빈이 살아나야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라이벌 전의 키 플레이어는 수니아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외국인 선수의 경쟁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 = 댈러스 수니아스, 가빈 슈미트, 현대캐피탈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