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국제공항, 조영준 기자] "미국 대회에 출전하지 못해 랭킹 포인트 점수가 크게 벌어졌어요. 처음부터 랭킹 1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완등을 하고 우승을 차지한 점에 만족하고 있어요."
'암벽여제' 김자인(23, 고려대,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을 모두 마무리한 김자인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자인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각)과 28일, 슬로베니아와 스페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시리즈 리드 부분 9차대회와 10차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마지막 대회인 스페인 대회에서 예선, 준결승, 결선에서 모두 완등에 성공했다. 김자인은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미국에서 열리는 7차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와 시즌랭킹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이 대회 불참하면서 2위로 떨어졌다.
대한산악연맹은 미국 볼더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 대신, 전국체전에 출전할 것을 요청했다. 김자인은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신청서를 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월드컵대회와 전국체전의 일정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결국, 김자인은 미국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랭킹 포인트가 하락해 세계랭킹 1위와 시즌랭킹 1위 자리를 내줘야했다.
"아쉬움이 없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할 때도 랭킹 1위에 연연하지 말고 완등을 하는데 집중을 했어요. 앞으로 등반할 날이 더욱 많기 때문이죠."
김자인은 프랑스에서 열린 8차대회 결선에서 8위에 머물렀다. 예선전과 준결승까지 완등에 성공하며 1위에 올랐지만 결선에서 뜻밖의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내준 팬들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컨디션도 굉장히 좋았고 1위로 결선에 진출했는데 발이 미끄러지는 뜻밖의 실수로 어이없이 떨어졌어요. 이 대회를 진행하는 장내 아나운서는 한국에서 온 김자인 선수는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니 관중들도 김자인 선수가 경기를 마치면 고개를 숙여 화답하자고 말했습니다. 경기 초반에 떨어져 정신이 없었는데 관중들이 뜨겁게 환호해 주셔서 너무나 인상적이었어요."
프랑스에서 당한 실수를 김자인은 반복하지 않았다. 9차대회와 10차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좋았지만 예선과 준결승, 그리고 결선에서 모두 완등에 성공해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올 시즌, 김자인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며 자신의 존재는 물론, 스포츠 클라이밍을 널리 알렸다.
"대회 성적은 지난해가 더 좋았어요. 월드컵 6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지난해만큼 성적이 안 나왔어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성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클라이밍이란 종목을 알린 점이 가장 보람이 커요."
얼마전, 김자인은 모 회사의 모바일 광고에 출연했다. 처음으로 CF를 찍은 소감에 대해 "신기하고 어색한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을 모두 마친 김자인은 2주 동안만 휴식을 취하고 다시 훈련에 들어간다. 또한, 다음 주에는 학교 기말고사도 기다리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김자인은 4.0이 넘는 학점을 받은 우등생이다.
"작년보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알게 모르게 경기 할 때마다 부담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내년에는 이러한 점을 떨치고 즐겁게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올 시즌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사진 = 김자인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