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4.07.16 19:07 / 기사수정 2004.07.16 19:07
헬보이는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 마이너급 만화출판사 다크호스 코믹스에서 출판된 마이크 미뇰라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평단의 좋은 평을 받았던 SF물 <미믹>과 <블레이드 2>를 연출한 바 있는 멕시코 출신의 길레모 델 토로가 메가폰을 쥐었다.
영화는 1944년, 2차 세계대전에서 수세에 몰린 나치가 러시아의 흑마술사 라스푸틴을 고용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지옥의 악마를 불러와 전세를 역전시킬 음모를 꾸미는데 미리 정보를 입수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간신히 저지된다. 간발의 차이로 지옥에서 지구로 불려온 헬보이는 B.P.R.D.(Bureau of Paranormal Research & Defence)를 설립한 브룸교수에게 인도되어 텔레파시 예지력을 지닌 양서인간 아베 사피엔,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파이로-키네시스' 리즈와 함께 악에 맞서는 전사로 성장한다. 그로부터 60년후, 라스푸틴은 추종세력에 의해 부활하면서 우리의 영웅이 나선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지 본다면 기존의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이었던 영화와 크게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악마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혼돈의 일곱신 오그두르 자하드의 아들로 묵시록 실현을 위해 지옥에서 소환된 악마지만 BPRD의 수장 블룸교수에게 양육되는 동안 스스로 뿔을 자르고 악에 맞서 싸우는 '몬스터 헌터'로 거듭났다. 그것도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악마로 말이다. 좋아하는 여인 앞에선 수줍은 남자가 되는가 하면 매일 아침 면도 대신 뿔을 갈아대는 엽기적인 행동을 보이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는 매력을 동시에 지닌 악마 헬보이는 가히 영화사상 가장 파격적인 히어로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실존인물을 바탕에 뒀다는 점이다. 에이브 사피엔, 리즈 셔먼 등 각기 다른 파워를 지닌 BPRD요원과 실존했던 인물과 전설을 바탕으로 창조된 악당들은 <헬보이>의 독창적인 재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미국 개봉시 영화는 대부분의 평론가들에게 깊은 호감을 받았다. 상당수의 평론가들이 지금까지 나온 만화원작의 걸작 영화들에 비견할 만한 영화라고 평했는데, 토론토 스타의 조프 피비어는 "쉽게 말해, <판타스틱 소녀 백서>이후 가장 정통한 만화 소재 영화."라고 칭했으며, 산호세 머큐리 뉴스의 브루스 뉴만은 "팀 버튼의 1989년작 <배트맨>이후 가장 성공적인 만화원작의 대형스크린화."라고 결론내렸고, 디트로이트 뉴스의 톰 롱은 "<스파이더맨>이후 최고의 만화원작 영화."라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 영화는 평론 뿐만 아니라 흥행면에서도 성공했다. 2004년 4월 부활절 주간(4월 2일~4일)에 전격 개봉, 3일 동안 2,300만 달러(약 273억원)가 넘는 수입을 거둬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사실 <헬보이>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영화다. 헬보이는 감독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블레이드 3>의 연출 제의를 모두 뿌리치고 선택했을 정도로 평생을 간직해온 드림 프로젝트였다. 물론 그만큼 욕심도 많았는데 영화화 구상 단계부터 일찌감치 론 펄만을 주인공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제작 초반 제작사의 반대가 심했다. 론 펄만은 ‘에어리언4’, ‘장미의 이름’ 등으로 이름이 알려지긴 했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꺼렸던 것이다. 그러나 델 토로 감독이 연출을 맡은 ‘블레이드2’가 대박이 나면서 제작사측은 결국 양보하게 된다. 물론 감독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영화의 성공이 대변해주고 있다.
지옥에서 온 악마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악에 맞서 싸운다는 역설적인 설정과 주인공의 매력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이다. 또한 <엑스맨>처럼 다양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와 그리고리 라스푸틴, 나치와 고대흑마술 등 실존 인물과 소재에 기반한 기상천외한 상상력 그리고 헐리웃의 내로라하는 특수효과 전문회사가 모여 완성한 SFX는 새로운 스타일의 SF 액션 탄생을 예고한다. <헬보이>의 흥행성공에 크게 고무된 감독과 주연을 비롯한 제작진은 이미 2006년 여름을 목표로 <헬보이 2> 제작에 들어간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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