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Smells Like Teen Sprit'. 90년대 전설적인 록밴드 너바나의 히트곡이다.
이 곡은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도 '청춘의 송가'로 자리 잡았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사이트인 '유니버셜 스포츠'는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5차대회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14, 러시아)를 소개하는 기사 제목으로 이 문구를 사용했다.
1996년 12월 17일생인 툭타미셰바는 아직도 만 14세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주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올 시즌 곧바로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데뷔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가 없는 상황에서 올 시즌도 '춘추전국시대'가 예상됐다.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승을 올릴 스케이터가 나올지도 의구심이 들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24, 이탈리아)는 이례적으로 이번 시리즈에 3번이나 출전했다. 3차대회인 'Cup of China'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Skate America'와 '에릭 봉파르'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리고 지난 2010~2011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알리사 시즈니(24, 미국)는 Skate America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에릭 봉파르에서 올 시즌 2승에 도전했지만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2승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14세 소녀' 툭타미셰바였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그는 가장 어려운 점프 구성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점프 성공률은 흔들리지 않았다. 비록,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플립을 더블로 처리하는 실수가 나왔지만 나머지 과제를 모두 성공시키며 182.89점을 기록했다.
이번 에릭 봉파르는 올 시즌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중, 상위권 스케이터들이 가장 많이 출전한 대회였다. 2차시리즈 'Skate Canada'에서 툭타미셰바는 '백전노장' 스즈키 아키코(26, 일본)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코스트너와 시즈니, 그리고 일본의 차세대 기대주인 무라카미 카나코(17, 일본)에 완승을 거뒀다.
상대 스케이터와의 경쟁만 놓고 보면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의 승자는 툭타미셰바다. 그러나 피겨 스케이팅은 상대와의 경쟁보다 자신과의 승부가 더욱 중요한 스포츠다.
경기를 마친 툭타미셰바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의 스케이팅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몇 가지 개선해야할 실수가 계속 있었다"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 평가했다.
본인의 말대로 가능성도 많지만 개선돼야 할 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코스트너와 시즈니, 그리고 스즈키와 비교해 기술적인 면은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점수)에서 이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다.
툭타미셰바는 이번 시리즈에서 선전하며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변수가 많은 피겨 스케이팅을 생각할 때, 툭타미셰바의 2014년 소치 올림픽 메달 전망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툭타미셰바는 30포인트를 기록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확정지었다. 코스트너와 스즈키 아키코는 나란히 28점을 얻었고 시즈니는 26점을 획득하며 그랑프리 파이널 티켓을 획득했다.
5차대회까지 마친 현재, 4명의 스케이터(툭타미셰바, 코스트너, 스즈키, 시즈니)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결정지었다. 파이널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6명의 스케이터가 출전한다. 나머지 2명은 올 시즌 마지막 시리즈인 '러시아 로스텔레콤컵'에서 결정된다.
'NHK 트로피'에서 준우승에 오른 아사다 마오(21, 일본)는 현재 알레나 레오노바(21)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5, 이상 러시아)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파이널 무대에 초청받지 못한 아사다는 러시아 스케이터들을 상대로 '파이널 막차행'에 도전한다.
[사진 =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C) 유니버셜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캡쳐,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