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지난 7월 말부터 열린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겸 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는 매 경기 명승부가 펼쳐질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열전을 거듭했다. 이 중 우승을 차지한 대구 상원고등학교는 대회 전까지만 해도 ‘우승 후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였다. ‘청룡기 최다 우승학교’인 경남고를 시작으로 전반기 왕중왕전 우승팀인 충암고, 투-타 모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는 북일고를 한꺼번에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원고는 이들 학교를 차례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1977년, 같은 대회에서 선수로서 우승을 차지했던 박영진 감독을 필두로 2학년 선수들이 힘을 낸 까닭이었다. 그러한 청룡기 대회 주역이 내년이면 3학년이 된다. 내년 시즌, 상원고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2년을 주목해 봐야 할 학교 3) 대구 상원고등학교
상원고는 지난 3년간 전국 무대에서 꾸준히 성적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2009년에는 박화랑(삼성)을 앞세워 대통령배 준우승과 대붕기/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으며, 2010년에도 청룡기 4강, 대붕기 우승의 꿈을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성과가 이번 청룡기 우승으로 나타난 셈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박화랑을 비롯하여 조원태와 이동훈(이상 삼성), 박승욱(SK)이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내년에는 더 많은 인재가 프로구단의 지명을 기다리고 있다. 청룡기 대회 MVP를 차지한 좌완 김성민을 포함하여 내야수 조유성, 김태수 등이 모두 전국 랭킹을 다투기 때문이다. 박영진 감독은 “학생야구 특성상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 아닌가.”라며 한 걸음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내년 시즌 상원고를 ‘전국무대 우승 후보’로 올려놓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셈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좌완 에이스’ 김성민(17)이다. 경복중학교 시절부터 ‘좌완 투수 랭킹 1위’를 다투었던 김성민은 투수조련사 박영진 감독을 만나 한층 더 날카로운 구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2학년임에도 불구, 청룡기 대회에서 최고 144km의 빠른 볼을 구사했다. 이번 동계훈련 결과에 따라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재원으로 손꼽힌다.
김성민을 뒷받침할 만한 또 다른 투수 요원으로 배재준(17)도 있다. 올 시즌에는 주로 지명 타자로 실전에 투입됐지만, 장신(187cm)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짱 있는 투구에 큰 점수를 줄 만하다. 1학년 요원인 황인준(16) 역시 박영진 감독이 실전에 써먹을 수 있도록 공을 들이는 중이다.
그러나 상원고 전력이 무서운 것은 이들 마운드의 힘을 배가시킬 만한 ‘타력’이 만만치 않다는 데에 있다. 이 중 내년 시즌 4번 타자로 나서게 될 조유성(17)은 중학 시절부터 날카로운 타격으로 일찌감치 재능을 보인 바 있다. 최재혁(성균관대 진학 예정)이 빠져나간 3루 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2루수 요원으로 활약하게 될 김태수(17), 외야수 염정식(17) 모두 지역 리그전에서 불방망이 실력을 과시할 만큼,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재능이 있어 보인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부터 고교 무대에 도전하게 될 ‘예비 1학년’들 역시 지켜볼 만하다. 특히, 중학 랭킹 1위를 다투었던 정용준(경상중 졸업 예정)을 비롯하여 경복중 좌완 김동현 등이 내년부터 상원고 유니폼을 입게 된다. 2, 3학년 ‘형님’들을 제치고 1학년 ‘동생’들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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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