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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 "10년 지기 안젤코와 한국에서 뛰는 것은 행운" (인터뷰)

기사입력 2011.11.11 07:53 / 기사수정 2011.11.14 22:4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안젤코와는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입니다. 10년 넘게 친구로 지낸 사이인데 같은 나라에서 함께 뛴다는 점은 굉장한 행운이라고 봅니다."

국내 여자배구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매우 높다. 팀의 공격을 책임지고 어려운 상황에서 나쁜 볼을 처리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뛰어넘어서 코트 안의 리더역할까지 하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흥국생명에서 2년 째 활약하는 미아 젤코브(29, 크로아티아)는 단순한 외국인 선수가 아니다. 그는 팀의 '주포'이자 서브리시브를 해결해주는 '살림꾼'이다. 또한, 팀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미아는 주전 세터인 김사니(30)와 함께 팀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시즌, 미아는 흥국생명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었다. 매 경기 최다득점을 올리며 우승을 향해 전진했지만 아깝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황연주(25)와 양효진(22), 그리고 케니 모레노(32, 콜롬비아) 등이 버티고 있던 현대건설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에 남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동료들과의 우정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다시 돌아와서 우승에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마음 때문이었죠."

지난 시즌,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아쉬움은 매우 컸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의지는 미아의 발걸음을 돌려놓았다.

그러나 사정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여러모로 나빠졌다. 팀의 리시브를 책임졌던 한송이(27, GS칼텍스)가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한송이가 팀의 궂은일을 맡고 있을 때, 미아는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본인이 서브리시브까지 책임져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팀을 위해서 하는 일이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또한, 제 역량을 강화시킬 기회이기도 하죠.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도전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미아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11월에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김사니(30)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초반, 흥국생명은 최하위로 추락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주전 세터인 김사니와의 호흡이 맞아가면서 미아의 공격력은 한층 강해졌다.

"(김)사니와 함께 플레이를 하면서 서로 믿고 신뢰하는 태도가 생겼습니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좋은 효과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들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한다. 기혼자인 마틴 네메크(27, 대한항공)는 한국에서 아내와 함께 살림을 차렸고 몬타뇨(28, 인삼공사)도 남편이 곁에 머물고 있다.

미혼자들은 부모님이나 애인들을 특정 기간 동안 한국에 불러온다. 하지만, 미아는 가족과 친구들을 한국으로 불러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지금 제 곁에 가족이나 해외 친구가 없어도 개의치 않고 있어요.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는 경기에 집중하고 싶은데 이들을 초청하면 제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저 홀로 있는 것이 오히려 시즌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는 인터넷 채팅과 전화 통화로 자주 연락하기 때문에 외롭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어요."

하지만, 올 시즌 미아에겐 새로운 고향 친구가 생겼다. 같은 국적인 안젤코 추크(28, KEPCO45)가 국내리그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안젤코는 지난 2007~2008 시즌과 2008~2009 시즌동안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팀을 우승을 이끌었다.

"안젤코는 10년 이상이나 알고지낸 친구에요. 그와 한국에서 함께 뛰는 것은 굉장한 행운이라고 봅니다. 힘들 때 서로 모국어로 얘기할 수 있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팀의 비중이 더욱 높아진 미아는 '수비 강화'가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승을 위해 우리 팀은 집중력과 팀워크가 가장 중요해요. 현재 김혜진과 주예나가 한국 국가대표 팀에서 뛰고 있는데 이들의 빈 공백을 채워줄 선수가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수비가 약한 점도 앞으로 더욱 보강할 부분이에요. 블로킹을 잘해도 수비가 약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IBK기업은행에 0-3으로 진 것도 수비가 안됐기 때문이죠."

미아는 '팀의 해결사'를 넘어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자세까지 취했다.

"사니가 주장 역할을 매우 잘하고 있어요. 정신적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데 제가 할 수 있는 리더십도 있다고 봅니다. 경기 도중, 어떤 선수가 불안해하는지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저라고 생각해요. 그 선수를 이해해주고 '우리는 하나다'라고 독려해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사진 = 미아 젤코브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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