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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정몽규가 64점? 스포츠공정위 통과 납득 불가…정몽규 당선되면 2000억 지원금 중단될 것 " [현장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5.01.22 12:20 / 기사수정 2025.01.22 12:20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환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후보로 출마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재심사를 촉구했다.

허 후보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100점 만점에 64점을 받아 4선 연임 도전 신청이 승인됐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러한 점수를 획득했다는 사실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재심사를 요구했다.

정 전 회장의 경우, 3선 이상 도전하게 되면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지난 4년간 각종 행정 난맥상, 문화체육관광부의 축구협회 감사 및 정회장 직무정지 요구,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행 실패 등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통과되면서 논란이 컸다.

허 후보는 이에 정 전 회장의 자격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한다고 나선 것이다.

허 후보는 22일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규 후보에 대한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재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대한체육회에 재심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이날로 4년 임기가 끝났다.

허 후보는 최근 공개된 스포츠공정위원회 회의록에서 정 전 회장이 100점 만점에 64점을 얻어 통과됐고, 심지어 한 공정위 위원이 "저도 납득할 수 없는데 기자들이 물으면 무어라 답을 하겠느냐"고 말하는 등 위원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오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입을 열었다. 허 후보는 자신도 스포츠공정위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허 후보는 "새로운 수장이 선출되면서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 대한체육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정몽규 후보의 4선 연임을 위한 승인 요청에 대해 다시 한 번 재심의 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특히 허 후보는 "재심의에 앞서 대한체육회에서는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골프접대 등을 받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스포츠공정위 위원에 대해서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7조 제2호, 4호, 5호에 의거해 해당위원을 해촉한 뒤 재심사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며 다음과 같은 사안을 반영하여 철저히 심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허정무 후보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내려졌던 감사조치를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정몽규 전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청도 유효하다며 이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요청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축구협회 특정감사를 실시한 후 다음 달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축구협회 장관은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해 과징금 부과 방침을 밝혔고, 보조금 삭감을 경고했다는 점을 들어 정량평가 항목인 단체운영 건전성과 재정기여도 항목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도 엄격하게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허 후보는 계속해서 "정몽규 전 회장이 지난 12년간 축구협회에 기부한 금액이 총 3000만원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아직도 일부에서는 천안종합축구센터 건립을 위해 정몽규 회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오히려 문체부의 징계를 거부하고 있는 정 회장의 존재가 협회 재정이나 축구센터를 위해서도 방해가 될 뿐이라는 점도 엄격하게 심사해 달라"고 했다.

아울러 허 후보는 지난해 2월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일방적 계약해지에 따른 보상액이 연봉 29억원을 비롯한 약 70억원의 위약금과 코치진 연봉을 포함해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임원으로서 윤리성, 청렴도 제고 항목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되는지 확실하게 할 것을 부탁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27건에 달하는 감사지적사항을 받은 점을 꼬집으며 "이는 당시 회장이었던 정몽규 후보가 받아든 부끄러운 감사표 성적"이라면서 "정량평가 항목 중 하나인 단체운영의 건전성 항목에서 철저한 심사를 요청한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축구의 참사였던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와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도 정몽규 전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의 존립 목적은 국위선양에 이바지함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스포츠외교 망신이라는 참사를 가져왔다"면서 "국위선양에 철저히 실패한 대한축구협회의 존재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허 후보는 또 홍명보 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되짚으며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한 뒤 선정을 결정하는 것은 명백한 절차상 하자"라면서 "더불어 10개 대표팀의 지도자 43명을 선발하면서 절차상 심각한 오류가 있었음에도 시정하지 않았다. 이는 건전한 운영과는 완전 동떨어진 불공정운영을 한 증거"라고 이야기했다.

허 후보는 현대산업개발이 원청으로 참여한 광주 학동철거공사현장의 붕괴사고로 17명이 죽거나 다쳤는데 이들에 대한 피해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이고, 지난 20일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화정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2022년 1월)에 대한 1심 선고가 있었지만 기업의 소유주인 정몽규 후보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에 5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것은 고통을 헤집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정몽규 회장은 책임지지 않는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다수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사건이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임에는 틀림없다"며 "대한축구협회 정관 제29조에는 임원의 결격사유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제2항 제7호에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적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허 후보는 "이 자리를 빌어 축구협회도 조속하게 정몽규 전 회장에 대한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정몽규 전 회장 등에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협회는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오늘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다"며 "협회가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은 단 하나,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을 위한 욕심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협회는 2월2일까지 문체부 요구를 이행하고 결과를 보고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해야 할 직무대행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김정배 직무대행도 중징계 대상자이기 때문"이라며 "축구협회의 행정 공백이 우려된다면 오늘날 축구협회의 위기를 자초한 정몽규 전 회장이 4연임을 포기하고 후보에서 물러나는 길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다음은 허정무 후보와의 일문일답.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 후보에 대한 징계가 나올 경우 선거 출마 자격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재 모든 상황은 협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하고 비상식적인 운영으로 인해 생겨난 거다. 그런데 이 비상식을 그대로 끌고 간다는 것인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지금도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인들의 개인 정보 동의서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협회에 어떤 사람들이 개인 정보 동의서를 요구하고 행정을 하고 있는지 밝혀달라고 요청했지만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선거운영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소한 누가,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있는지는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문선 후보 측에서 허 후보의 나이에 대한 규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지난번에 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측에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게 불확실하다면 나는 법의 판단을 맡기겠다. 법에서 정하는 대로, 법에서 인정하는 대로 충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

-일부 축구인들이 정 후보가 다시 협회 운영을 해야 축구협회 안정된다,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의견을 제시하는데(진행자).

어이가 없다. 어불성설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10년간 어떻게 운영했길래 지금 이 지경이 됐는가 하는 점을 다들 알 거다. 만약 정몽규 후보가 나머지 4년을 맡게 된다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안축구센터는 어떻게 해결할 건가. 56억원에 대한 환수조치는 물론 지원금이 5년간 끊기게 되면 이 액수가 2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이것을 사비로 낼 것인가. 그렇다면 두 말 하지 않고 지지하겠다.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문체부나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등과 협의해 슬기롭게 해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파행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만약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그 재정을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이뤄낼 수 있겠나. 우리나라나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체육은 국가를 대표하는 종목들이다. 감사 결과에서도 수없이 많은 종목들이 잘못됐다는 게 인정되는 상황에서 이걸 계속 끌고 나간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문체부가 징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와중에 정 후보가 당선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 것 같나(진행자).


계속해서 인정 안 해주고, 지원금도 끊기고, 보조금 환수되면 재정적인 혼란을 말할 것도 없고 인정받지 못하는 단체가 될 것이다. 인정받지 못하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겠나.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굉장히 중요한 선거인데, 제자인 박지성이나 이영표 같은 젊은 축구인들이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것에 대한 생각은.

아시다시피 그동안 축구협회 행정 자체가 독선적으로 이뤄졌다.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박주호 등이 협회에 없었던 게 아니다. 계속 있지 않았나. 그런데 어떤 결과가 나왔나. 나쁘게 이야기하면 적당히 이용당하고 팽당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이런 분들이 축구에 대한 사랑이나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러가지 일로 많이 속상하기도 했고, 관망하는 상태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하게 기용하고 젊은 세대들이 앞으로 우리 축구협회를 끌고 나갈 수 있다고 누차 말했고, 징검다리이자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그 사람들이 이끌어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겠다.

누구라고 이름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다 만나고 이야기도 나누고 축구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 좀 전에도 말했다시피 축구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씀드리겠다. 모든 축구인들이나 축구를 하는 분들, 원로들의 눈치도 볼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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