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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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쫓아낸 팀, 수준 여전하네…"중국인아 눈 떠라!" LEE 절친 구보, 충격 인종차별 당했다

기사입력 2025.01.22 08:05 / 기사수정 2025.01.22 08:05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공교롭게도 절친한 사이인 이강인가 구보 다케후사가 몰상식한 팬에게 같은 말을 들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선수인 이강인과 구보가 모두 중국인을 뜻하고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고 있는 스페인어인 '치노(Chino)'라는 말을 들으면서 인종차별의 대상이 됐다. 앞서 이강인의 사례에 한국 언론과 팬들이 분노한 것처럼 일본에서도 구보가 인종차별을 당한 이번 사건에 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에 따르면 구보는 지난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CF와의 2024-25시즌 스페인 라리가 20라운드 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교체 선수였던 구보는 당시 코너플래그 인근에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코너플래그 쪽 좌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일부 발렌시아 팬들이 구보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발렌시아 팬들은 관중석에서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단어인 '치노'를 연발했다. 구보가 벌써 라리가에서만 6시즌째 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구보의 국적을 모르는 팬들도 많지 않았을 것이고, 무엇보다 평소 '치노'라는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떠올리면 발렌시아 팬들이 구보를 '치노'라고 부른 이유가 그를 조롱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짐작할 수 있다.



발렌시아 팬들은 구보만이 아니라 자국 선수들에게도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보와 함께 몸을 풀고 있떤 바레네체아는 "거기 있는 막대기(코너플래그)를 잡아서 네 항문에나 넣어라"라는 말을 들었고, 스페인 국가대표로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스페인의 우승에 기여했던 미켈 오야르사발은 "스페인에 빌붙어 사는 XX, 폭탄에 네 머리통이 터지길 바란다"는 폭언이 쏟아졌다.


오야르사발의 경우 "ETA놈, 개XX, 폭탄범 XX" 등의 말도 들어야 했는데, 발렌시아 팬들이 오야르사발에게 이런 욕설을 한 이유는 오야르사발이 카탈루냐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원하고 있는 바스크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발렌시아 팬들이 언급한 ETA는 바스크 민족의 독립을 주장하던 단체다.

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에 구단이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 발렌시아 팬들이 소시에다드 선수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소식을 접한 발렌시아는 구단 공식 채널에 사과문을 올렸다.

발렌시아는 "지난 주말 메스타야에서 열린 경기에서 워밍업을 하던 소시에다드 선수들이 모욕을 받은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전하고 강력히 규탄한다"며 "축구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이러한 행동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구단은 또 "우리는 협회가 내리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우리의 팬들 중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확인될 경우 엄격한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시에다드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소시에다드는 21일 "일부 발렌시아 팬들이 우리 선수들을 향해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우리는 그런 발언들이 발렌시아 구단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스포츠에서 경멸적이고 모욕적인, 그리고 혐오를 조장하는 팬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경기가 끝난 즉시 라리가 사무국에 이 사실을 고발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즉시 고발할 것"이라면서 "모두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도 이 사건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최대 언론 '요미우리 신문'은 21일 "발렌시아전 도중 구보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것이 밝혀졌다. 구보는 발렌시아전에서 워밍업 도중 폭언을 들었다"며 구보가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스포니치 아넥스'도 "레알 소시에다드가 구보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있었다고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구단은 경기 후 리그 사무국에 이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발렌시아 팬들은 지난 2023년 레알 마드리드의 세계적인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인종차별을 하고 약 1년 반 만에 다시 몰상식한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발렌시아 팬들은 원숭이 울음소리를 내고 원숭이 흉내를 내면서 비니시우스에게 인종차별을 했는데, 비니시우스가 이에 울음을 터뜨리며 분노해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하면서 큰 논란이 됐고, 당시에도 발렌시아는 해당 팬들을 찾아내 징계를 내리면서 레알 마드리드와 비니시우스에게 사과를 전했고 구단 역시 관중석이 일부 폐쇄되는 등 징계를 받았지만 팬들은 반성하지 않은 듯하다.



구보와 절친한 사이인 이강인도 구보처럼 라리가에서 뛰던 시절 치노라는 단어를 들은 적이 있다. 다만 이강인은 상대팀 팬이 아닌 당시 소속팀이었던 RCD마요르카의 사령탑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으로부터 이 말을 들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아기레 감독은 친근함의 의미로 이강인을 '치노'라고 불렀지만, 인종차별적 단어로 사용되는 말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은 막지 못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후에는 공개 훈련에서 한 팬으로부터 같은 말을 들었다. 이강인은 웃음으로 넘겼지만 PSG는 이를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 이강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내뱉은 팬을 팬클럽에서 영구 제명시키면서 이강인을 보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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