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아시아의 두 '괴물 수비수' 김민재와 압두코디르 후사노프가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후사노프가 프리미어리그(PL) 최고의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에 입단하면서 김민재와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사노프의 전 소속팀인 RC랑스와 달리 거의 매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뛰고 있는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 역시 챔피언스리그 단골손님으로 유명하다.
맨체스터 시티는 2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맨체스터 시티는 RC랑스로부터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를 영입해 그와 4년 반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수비수는 2024-2025시즌 후반기 동안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팀에 합류할 예정이며, 계약에 따라 2029년 여름까지 맨체스터 시티에서 남게 된다"며 후사노프 영입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복수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맨체스터 시티가 후사노프를 영입하기 위해 랑스에 지불한 이적료는 3360만 파운드(약 595억)다. 불과 3년 전 벨라루스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었던 후사노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난 셈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센터백 후사노프는 벨라루스 에네르게틱-BGU에서 데뷔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연령별 대표팀과 A대표팀(국가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덕에 후사노프는 이내 유럽 클럽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난 2023년 여름 프랑스 랑스로 이적하면서 유럽 빅리그에 발을 내딛었다. 이적료는 1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첫 시즌이었던 2023-2024시즌에는 11경기(선발 9경기)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쌓았다. 랑스에서 맞은 두 번째 시즌인 2024-2025시즌 초반부터 랑스의 주전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후사노프는 반 시즌 만에 프랑스 리그1(리그앙)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거듭났다. 그는 최근 리그1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며 자신의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후사노프에 대해 "빠르고 힘이 넘치는 수비수인 후사노프는 랑스에서 단 31경기만 뛰고도 리그1 최고의 젊은 수비수로 떠올랐다"며 "그는 신체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수비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에서 활약하는 최고 스트라이커들과의 경합에서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또한 "그의 판단 능력과 포지션 플레이, 정확한 타이밍 덕에 전 세계 스카우터들이 후사노프를 주목했다"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도하는 모든 수비수들이 그렇듯 후사노프 역시 공을 갖고 있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며, 점유율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스타일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후사노프 영입에 앞장선 맨체스터 시티의 스포츠 디렉터 치키 베기리스타인은 "후사노프가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 그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모두가 기대 중"이라면서 "후사노프는 어린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지능적일 뿐만 아니라 강력하고 공격적이며 매우 빠르다. 펩과 함께 일하면 그가 더 좋아질 것이고, 그는 계속 발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며 후사노프를 칭찬했다.
베기리스타인은 계속해서 "후사노프는 유럽 최고의 선수단을 유지하기 위해 발전하려는 우리(맨체스터 시티)의 목표에 정말 흥미로운 영입"이라고 덧붙였다.
후사노프는 구단을 통해 "내가 오랫동안 지켜보며 좋아했던 클럽인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맨체스터 시티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선수들을 만나 함께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사노프는 이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하나이며, 앞으로 그에게서 배우고 내 경기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며 세계적인 명장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또 "맨체스터 시티와 같은 위대한 클럽에 합류한 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순간이며, 난 이 도전을 할 준비가 됐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후사노프는 좋은 체격 조건을 앞세워 상대 공격수와의 일대일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는, 약간은 거칠게 느껴질 수도 있는 스타일의 수비를 구사하는 선수다. 마찬가지로 속도와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경합 상황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는 김민재와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다. 때문에 후사노프는 팬들 사이에서 '우즈베키스탄 김민재'로 불리기도 한다.
후사노프가 맨체스터 시티에 입단하면서 두 '괴물 수비수'의 장외경쟁도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고 세계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해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 중인 김민재가 당연히 앞서고 있지만, 후사노프가 매 시즌 목표가 우승인 맨체스터 시티에 합류한 만큼 향후 후사노프가 어떤 위치까지 올라갈지 예상할 수 없다.
두 사람이 유럽 최강자들이 모이는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맨체스터 시티와 바이에른 뮌헨은 거의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팀들이다. 토너먼트에서도 심심치 않게 8강 이상의 성적을 챙긴다. 두 팀 모두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한 팀들이기 때문에 후사노프와 김민재의 맞대결 성사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만날 수 있다. 후사노프는 리그페이즈 출전은 불가능하지만 상위 24팀이 겨루는 토너먼트에선 선수 명단 갱신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데뷔가 가능하다.
다음시즌 격돌은 맨체스터 시티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4위 안에 들어야 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현재 리그 5위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4위 첼시와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후사노프도 다음 시즌에는 경쟁을 통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주전 수비수가 아닌 선수를 기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사진=맨체스터 시티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