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국제공항, 박정현 기자) "어렸을 때 중계 방송으로 봤던 팀에서 데뷔할 수 있어 정말 영광스럽다."
이제 메이저리거다.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며 2025시즌을 향한 힘찬 각오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김혜성은 지난 4일 LA 다저스와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계약을 체결해 빅리그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계약 규모는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1억원)이다. 2루수와 유격수 중앙 내야가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지난 '2016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기대주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했다.
비어 있는 2루에는 김혜성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다저스 네이션'은 럭스 트레이드 직후 김혜성을 9번타자 2루수로 예상한 바 있다.
김혜성은 장점인 빠른 발과 수비력 앞세워 선발 라인업 한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 특히 다저스에서 보기 힘든 기동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시즌 다저스는 팀 타율과 홈런, OPS(출루율+장타율) 등 대다수 공격 지표 최상위권에 위치했으나 팀 도루는 136개로 30개 구단 중 10위로 중위권에 그쳤다. 이중 오타니 쇼헤이가 59도루를 성공했다는 걸 고려한다면, 다저스의 발야구가 얼마나 저조했는지를 알 수 있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다저스의 일원으로 취재진을 만난 김혜성은 "다저스의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았다. 기사에 나오지 않았지만, 포스팅 신청 뒤 가장 먼저 연락준 구단이 다저스다"고 얘기했다.
다음은 김혜성과 일문일답이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실감이 나는가.
(많은 취재진을 보니) 지금 실감 나는 것 같다.
-하루 전(13일) 유트뷰에서 등번호(6번)를 공개했다.
(크리스 테일러의 등번호라) 아쉽게 3번을 달 수 없었다. 남은 번호 중 한자릿수를 생각했고, 6번이 남이 있기에 선택했다.
-럭스 트레이드 등 1주일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느끼거나 달라지는 점은 없다. 처음 도전하기에 (경쟁자가) 트레이드되든 안 되든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할 것 같다.
-다저스 구단의 이미지는.
명문 구단이고 코리아 빅리거가 많이 뛰었다. 어릴 때 많이 봤고, 또 지난해 우승도 했다. 최고의 팀이고 그 구단에서 뛰게 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빨리 이루겠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계약 과정에서 오타니 선수가 조언했다는데, 어떤 얘기 나눴나.
큰 조언은 아니었다. 같은 소속사라 운동 시설이 같았다. 그 과정에서 인사 나누고 대화하며 응원받았다.
-오타니가 한국어로 응원해줬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어로 해주셨는데, 나도 맞춰서 하도록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오타니가 한국어로 어떤 말을 했나.
"안녕하세요. (김)혜성 씨"라고 말했다.
-어제 (절친) 이정후 선수가 출국하며 '박지성' 같다는 칭찬을 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3초간 웃었던 기억이다. 정말 대단하신 분과 비유해주셔서 감사한 말이다.
-이정후도 비유해달라.
(이)정후는 비유가 필요 없다. 그냥 슈퍼스타다. 지난해 아쉬운 부상이 있었지만, 올해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계약 과정에서 이정후 선수와 많은 얘기 나눴다고 들었는데.
아는 게 없다 보니 많이 물어봤다. 선수층이나 생활적인 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물어봤다. 또 정후가 잘 알려줘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라이벌 매치, 만나면 어떨 것 같은가.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 타석에 정후가 있을 때가 청백전뿐이었다. 똑같은 마음으로 항상 다 잡는다는 생각이다. 정후 것도 다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 김혜성을 있게 한 원동력은.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인생을 살며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 의식과 만족 없이 항상 높은 목표를 가지고 살다 보니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처음인데, 그리고 있는 그림이 있다면.
아직 아무것도 모르기에 그림은 안 그려진다. 처음 프로에 입단했던 느낌대로 최대한 성실하게 열심히 할 생각이다.
-다저스 제의가 매력적이었지만, 서울 시리즈의 영향이 있었나.
서울 시리즈 영향은 없었다. 팀 자체가 매력적이라 마음이 끌렸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왼쪽)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30일 협상 기간을 다 채운 후 마지막에 선택했다. 그 사이 마음고생을 했을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본다면 어땠나.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잠이 잘 오지 않더라. 이제 돌이켜보면 좋은 추억인 것 같다.
-등번호는 5번이 프레디 프리먼이고, 7번이 블레이크 스넬이다. 올 시즌 그렇게 등록했다. 동기부여가 될 것 같은데.
동기부여가 될지는 모르겠다. 내가 알기에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가 6번을 달았던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나도 6번을 달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다.
-미국 현지에서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보는 시선도 있다. 내야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지만, 외야수로도 뛰었던 점을 주목하기도 하더라. 좌익수, 중견수 수비에 대한 것도 대비하고 있나.
내가 야구 선수고, 포지션이 딱 어디 하나가 아니라 어딜 나가든지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상관없다. 잘 준비하려 한다. 팀에서 맡겨주시는 역할을 잘 소화하겠다.
-진짜 빅리거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야구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 작년에 나보다 더 잘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미국에서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나.
내 장점을 살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일단 첫해고 도전하는 위치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내세워서 매력을 어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입단식은 언제 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훈련하고 연습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운동선수로 몸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일찍 미국으로 건너가는 거다.
-다저스가 영입을 제안했을 때 어땠나.
다저스의 영입 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좋았다. 기사에 나오지 않았지만, 포스팅 신청 뒤 가장 먼저 연락준 구단이 다저스다.
-다저스에서 뛴다면 어떤 게 가장 기대되나.
내가 중계방송에서만 보던 팀에서 데뷔한다는 게 굉장히 영광스럽다. 빨리 데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다저스를 선택할 때 포지션 경쟁은 고려하지 않았나.
사실 내가 다저스가 아닌 팀을 갔다고 해서 경쟁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모든 팀을 가더라도 내가 첫해에는 경쟁해야 한다 생각했다. 그래도 고민을 한 끝에 다저스라는 좋은 팀에 가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판단을 했다. 후회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거 김혜성의 첫 번째 목표와 최종 목표는.
첫 번째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서 데뷔하는 거다. 최종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차차 생각해보겠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WBC)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한 토미 현수 에드먼이 같은 팀이다. 연락을 주고받았나.
에드먼은 WBC에서 같이 뛰었다. 정말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내야수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번에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스프링캠프 때 만나자는 연락을 했다.
-이정후가 조언한 게 있나.
김하성과 이정후 모두 타격 쪽에서는 아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선수마다 타격 메커니즘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겪어봐야 알 것이라는 말만 들었다. 빨리 경험해보고 싶다.
-키움 동료들이 있는 스프링캠프 장소에 방문할 계획이 있나.
시간이 된다면 무조건 가야 하지 않겠나.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가야 할 것 같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과 꿈에 그렸던 다저스 입단을 이뤄내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키움 동료들에게 받은 응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모두가 응원해줬고, 축하해줬다. 너무 감사드린다. 올해는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운 점도 있다. 나도 모든 선수를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키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키움 팬들에게 인사한다면.
2017년부터 히어로즈라는 팀에서 뛰었다. 2024년까지 한결 같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키움 선수는 아니지만, 열심히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
사진=인천국제공항, 고아라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