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무관 탈출을 위해 FA컵 승리를 노린다.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영국 탬워스에 위치한 더 램 그라운에서 탬워스FC(5부)와의 2024-25시즌 FA컵 3라운드(64강)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을 내세웠다.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키고, 세르히오 레길론,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한다. 중원은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이 지키고, 최전방 스리톱 라인에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이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날 벤치 명단에 포함됐고, 양민혁은 명단 제외를 당했다.
상대가 내셔널리그 팀인 만큼 토트넘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고 있다. 이날 토트넘이 승리를 거둬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해 손흥민의 타이틀 획득 도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1년 연장 옵션 활성화 뒤 첫 FA컵 경기여서 의미가 깊다.
토트넘은 지난 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2026년 여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발표했다.
토트넘과 손흥민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은 당초 2025년 6월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이 계약엔 토트넘이 원하면 발동 가능한 1년 연장 옵션이 있었는데, 토트넘은 최근까지 연장 옵션을 발동하지 않았다.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은 채 2025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손흥민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날 가능성이 떠올랐다. 계약 만료까지 6개월을 남겨둔 손흥민은 보스만룰에 따라 1월 1일부터 잉글랜드 밖에 있는 클럽들과 FA 이적을 두고 논의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이 계약 만료에 가까워지자 스페인 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가 러브콜을 보내 화제가 됐는데, 토트넘은 곧바로 연장 옵션을 발동해 바르셀로나이 접근을 차단했다.
손흥민은 1년 연장 기념으로 영어와 한국어로 한 번씩 인사를 전했다.
먼저 공개된 영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면서 "나는 팀을 사랑하고, 이 시간을 사랑한다. 나는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토트넘에서 보냈다. 토트넘에서 앞으로 1년 더 뛸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한국어 인터뷰에서도 손흥민은 감사를 얘기했다.
"일단 이렇게 또다른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손흥민은 "기회를 준 것에 대한 감사가 큰 것 같다. 많은 성원을 받고 응원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의 기회로 팀에게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연장된 후 토트넘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지난 8일 "팬들은 손흥민을 더 오래 유지하기로 토트넘 회장 다니엘 레비의 상업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전반적인 기량이 떨어지면서 일부 서포터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전개에 몹시 불만을 품고 있다"라며 "다니엘 레비가 손흥민 덕분에 많은 한국인 관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업적 결정을 내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한 이유가 그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마케팅 효과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온 후 손흥민이 탈장 수술 여파로 부진한 것 같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2022-23시즌 때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했던 손흥민은 시즌 종료 후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전 크리스털 팰리스 사이먼 조던은 "손흥민이 건강한지 궁금하다. 난 여러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작년에 수술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손흥민은 어느 시점에서 해리 케인을 대신해 리더 역할을 했던 모든 주목을 사로잡은 선수와 같지 않다. 그는 조연처럼 보인다"라며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을 지적했다
손흥민에 대해 가혹한 지적이 계속해서 쏟아진 가운데 손흥민이 우승으로 혹평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트넘은 현재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내달 7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리는 리버풀과의 준결승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토트넘은 결승에 올라간다.
카라바오컵 우승에 도전 중인 토트넘은 FA컵 첫 경기에서도 하부리그 팀을 만나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긴 시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토트넘은 올시즌 무관의 역사를 끊기를 바라고 있다. 또 오랜 시간 토트넘을 위해 헌신한 손흥민이 무관으로 토트넘 커리어를 마무리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연장된 후 "훌륭하다"라며 손흥민이 다음 시즌에도 계속 토트넘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했다.
그는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큰 역할을 했다. 클럽과 프리미어리그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손흥민이 지금까지 토트넘에서 보여준 헌신과 활약상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의 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좋은 일이며 목표는 이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트로피로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를 바랐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고 있지만 지금까지 준우승만 3번 했을 뿐,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고, 2020-21시즌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도 맨시티에 졌다. 무관이 길어지다 보니 손흥민 최고의 파트너이자 월드 클래스 공격수였던 해리 케인은 커리어에 우승을 추가하기 위해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손흥민은 시즌 초 BBC와의 인터뷰에서 계약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토트넘의 긴 무관을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후 16년 넘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난 올해 완전히 집중하고 있고 구단 모두 자격이 있는 무언가를 따내고 싶다. 내가 일하는 이유다. 난 여전히 아주 중요한 계약을 구단과 하고 있고 내 계약이 끝날 때까지 무언가 얻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을 위해 이룬 업적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지만 여전히 갈구하고, 항상 발전하고 싶다"라며 "트로피를 위해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확실히 이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모든 사람이 트로피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클럽도 그럴 자격이 있고, 팬들도 그럴 자격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