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10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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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셔츠 한 장 입은 이승윤, 어떤 마음도 다 쏟아내도록 '역성'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5.01.10 08:00



(엑스포츠뉴스 송파, 장인영 기자) 화려한 의상이 아니더라도, 러닝셔츠 한 장만으로도 진가를 발휘한다.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의 이야기다. 

이승윤은 지난달 27~29일 사흘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역성(YEOK SUNG) : 끝을 거슬러'를 개최했다.

'역성 : 끝을 거슬러'는 지난해 선발매 앨범과 정규 3집, 전국 투어까지 '역성'의 대장정을 달린 이승윤이 뜻깊은 마침표를 찍는 공연으로, 이승윤의 두 번째 올림픽핸드볼경기장 입성이기도 하다. 

강렬한 빨간 트랙탑과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어깨엔 기타를 맨 이승윤은 실루엣만으로도 록스타의 위엄을 느끼게 했다. 하늘을 수놓는 오로라와 같은 무대 조명들이 그를 비췄고, 이내 '리턴매치', '도킹', '우주 like 썸띵 투 드링크', '흩어진 꿈을 모아서', '웃어주었어'로 오프닝부터 강렬한 밴드사운드로 '역성'의 깃발을 들어 올린 이승윤이다.



공연의 마지막 날 이승윤은 "안녕하세요. '역성'을 하기 위해 태어난 남자 이승윤입니다. 믿기지 않지만 오늘이 마지막 공연이다. 그래서 (무대에) 오르기 싫었다"면서도 "여러분들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끝나길 바라는, 혹은 끝이 보이지 않는 그런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무조건적으로 역성하는 공연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올라왔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 시공간에서만큼은 무조건 여러분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승윤은 "어떤 마음이든 다 쏟아내고 가시면 좋겠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적어도 내년까지는 목소리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인투로', '검을 현', '교재를 펼쳐봐', '게인 주의'로 데뷔 첫 콘서트를 하는 사람처럼 모든 걸 쏟아냈다, 그의 폭발적인 성량은 몸을 절로 가만두게 하지 않았다. '검을 현' 무대에서 '칵 투'라는 가사를 팬들과 함께 떼창할 때는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졌다.  

공연 당일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벌어졌다. 이승윤은 이를 언급하며 "큰 사고가 났다. 저는 이럴 때 어떤 지혜로운 어휘를 발휘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지혜로운 태도를 무대 위에서 행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지금 부를 곡으로 제가 해야 할 최선의 마음을 대신하도록 하겠다"고 먹먹함 속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관객들의 근심걱정을 모두 집어삼킬 듯한 성량으로 무대를 제집처럼 뛰어 다니던 이승윤은 '기도보다 아프게', '까만 흔적', '캐논'으로 날 것의 슬픔을 기타 선율 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승윤이라는 가수를 세상에 알린 JTBC '싱어게인' 출전 전 1절을 써놓은 곡 '꿈의 거처'에 대해선 "꿈이라는 단어는 비열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만 공교롭게도 제가 그 단어를 되게 좋아한다. 한 번씩 제 꿈에게 안부를 묻는다. 잘 있는지, 안녕은 하시는지. 안녕하시든, 안녕하시지 않든 모든 꿈들을 응원한다"고 청춘을 향한 격려를 전했다. 


드디어 '역성'의 깃발을 들어 올릴 차례. 이번 공연을 아우르는 대주제인 '역성'을 시작으로 '끝을 거슬러', '폭포' 무대에서는 체커보드 깃발을 힘차게 흔드는 팬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떤 것도 다 괜찮다는 듯, 이승윤의 목소리는 세상 모든 고난을 씻겨 내렸다. 

하지만 이승윤의 '록스피릿'은 아직 반도 발휘되지 않았다는 점. '솔드 아웃(SOLD OUT)'부터 '들려주고 싶었던', '뒤척이는 허울', '날아가자', '비싼 숙취', '폭죽타임'까지 6곡을 연달아 풀 밴드 라이브로 선보이며 스탠딩석 한 가운데 앉아 노래를 불렀고, 1~2층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관객들과 뜨겁게 교감했다. 

이승윤은 "제 음악 인생을 오선지로 표현하자면, 지금 음표가 굉장히 많이 차 있는 상태다. 스스로 찢어 버릴 수도 있었던 오선지를 여러분들 덕분에 가득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폐허가 된다 해도', '여백 한켠에'로 콘서트를 찾은 모든 관객들의 2024년 마지막 끝자락을 '역성'의 목소리로 마무리하게 해주었다.

"사실 음악 인생이라는 거, 너무도 철저하게 저를 위해서다. 계속 역성, 역성했는데 철저하게 저의 역성을 위함이었다. 그래서 제 무대에서 누군가 역성을 들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하다. 철저하게 저를 위한 음악이었는데 들어주신 여러분들이 너무 감사하다. 노래나 하고 끝내겠다."

이승윤은 '새롭게 쓰고 싶어', '굳이 진부하자면', '들키고 싶은 마음에게' 등 앙코르 무대까지 '역성'의 마지막 길을 팬들과 함께 걸으며 또 한 번 힘찬 도약을 준비했다.

사진=마름모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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