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두산 선발투수 발라조빅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4시즌 종료 후 두산 베어스를 떠난 우완투수 조던 발라조빅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저스트 베이스볼'의 보도를 인용해 "디트로이트가 발라조빅과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출신의 발라조빅은 신장 196cm·체중 97kg의 신체 조건을 지녔으며,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5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빅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 18경기 24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트리플A(3시즌)에서는 통산 68경기(선발 25경기) 151⅔이닝 6승 12패 평균자책점 6.35를 마크했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 2회초 무사 1루 두산 발라조빅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발라조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건 지난 7월 초였다.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 세인트 폴 세인츠 소속으로 경기를 소화하던 발라조빅은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두산은 지난 7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라조빅과 총액 25만 달러에 계약했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우완투수 라울 알칸타라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알칸타라-브랜든 와델 외국인 원투펀치로 2024시즌을 시작한 두산은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알칸타라의 경우 KT 위즈 시절이었던 2019년 27경기 172⅔이닝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뛴 2020년과 2023년에는 각각 31경기 198⅔이닝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 31경기 192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활약했다.
시즌 초반 오른쪽 팔꿈치 염좌로 전열에서 이탈한 알칸타라는 한 달간 공백기를 가진 뒤 돌아왔다. 하지만 좀처럼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했고, 결국 두산은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두산은 "발라조빅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6km, 평균 150km다. 이외에도 스플리터,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는 투수로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고 발라조빅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1사 2루 두산 박정배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선발투수 발라조빅과 이야기를 나누며 교체를 지시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7월 8일 입국한 발라조빅은 선수단에 합류했고, 7월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4⅔이닝 1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 당시 발라조빅을 상대했던 삼성 포수 강민호는 "구위가 정말 좋았다. 투구 기계의 공이 날아오는 느낌이었다"고 치켜세웠다.
발라조빅은 7월 26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11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지만, 8월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과 8월 7일 잠실 LG 트윈스전(홈)에서 모두 승리를 수확했다. 이후 세 차례의 등판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8월 한 달간 5경기 27⅔이닝 2승 3패 평균자책점 2.63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9월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고민을 안겼다. 9월 5경기 19이닝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63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렸고, 결국 두산은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발라조빅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하기로 했다. 두산으로선 발라조빅의 구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발라조빅은 10월 2일 KT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선발 곽빈이 1이닝 4실점으로 조기강판되면서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가면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두산 선발투수 발라조빅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두산은 발라조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2025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발라조빅과 더불어 브랜든, 제러드 영과도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새 외국인 투수 콜 어빈, 잭 로그,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2025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MLBTR은 "미네소타에서 방출된 발라조빅은 두산과 계약하면서 KBO리그에서 잠시 활동한 뒤 미국으로 돌아왔다"며 "그는 두산에서 12경기 중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57이닝 평균자책점 4.26과 함께 27.6%의 높은 삼진율을 나타냈다. 두산 시절에도 여전히 높은 11.2%의 볼넷 비율을 마크했는데, 마이너리그 기록(9.01%)보다 약간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발라조빅이 26세에 불과한 만큼 디트로이트는 환경 변화가 발라조빅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또 구단은 맷 게이지와 같은 선수를 마이너 계약으로 영입했으며, 스프링캠프에서 평가할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영입은 어느 팀에서나 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