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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팬페이지] '히딩크 매직'보다 '신성' 벨기에를 원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1.10.11 17:38 / 기사수정 2011.10.12 03:44

김형민 기자


[유로안내인] 보고자 하는 영화를 고를 때 그 영화에 나오는 배우도 하나의 선택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기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 혹은 연기가 탁월한 배우가 나오는 영화라면 더더욱 흥미가 가기 마련이죠.

푸른 경기장을 수놓는 선수들의 현란한 움직임을 보는 축구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왕이면 좋은 선수들이 뛰는 경기를 보는 것이 팬들의 마음입니다.

이제 곧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개최하는 유로2012 본선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왕이면 '히딩크의 매직'을 볼 수 있는 터키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신성'들로 가득 차 있는 벨기에를 보고 싶은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죠.

 ■ 불꽃튀는 A조, 벨기에와 터키 중 조 2위는 과연 누가?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터키와 신예들로 새로운 전력을 구축해나가고 있는 벨기에는 현재 유로2012 조별예선 A조에서 2위를 놓고 경합중입니다.

각 조에서 1위팀과 2위팀 중 가장 성적이 좋은 1팀을 포함해 총 10팀이 곧바로 본선으로 직행하고 나머지 2위 8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 홈과 원정 경기를 통해 나머지 4개 팀을 결정 짓게 됩니다.

이러한 본선진출권 결정방식으로 인해 최소 조 2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를 거쳐서라도 본선에 진출하기 위한 두 팀간의 혈투는 내일 새벽 2시에 벌어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과열되고 있습니다.

터키는 비교적 약체인 아제르바이잔과 경기를 펼치는 사이 벨기에는 조1위를 확정지은 독일과 한판대결을 벌이죠.

터키가 아제르바이잔을 꺾는다고 가정했을 때 벨기에가 비기거나 지면 터키가 자동으로 2위로 본선에 진출한다는 면에서 아직까지는 터키가 벨기에에 비해선 유리한 입장입니다.

그러나 독일이 마지막 경기에서 주전을 대거 뺀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그 결과의 향방은 내일 경기가 끝나봐야 알 정도로 쉽게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한국축구팬들로선 우리에게 친숙한 히딩크 감독의 터키의 경기를 본선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유로2008에서 러시아를 이끌고 4강에 진출한 바 있는 히딩크의 매직이 다시 나타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있지만 그 보단 벨기에의 신예선수들의 화려한 공격력을 보는 것이 더욱 흥미로울 수도 있어 보입니다.

■ 반짝이는 '별' 들로 무장한 벨기에


히딩크 감독과 터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기왕이면 벨기에의 본선진출을 바라는 것이 개인적인 마음입니다.

그 마음의 중심엔 벨기에의 신성들이 자리잡고 있죠.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은 한 포털사이트에 게제된 자신의 영상칼럼에서 벨기에 대표팀을 소개하며 "향후 스페인에 대항할, 그리고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신흥강호"로 평가한 바 있죠.

실제 벨기에 대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러한 평가가 절대 무리수가 아니란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벨기에엔 토마스 베르마일렌(아스널), 벵상 콤파니(맨체스터 시티)와 같이 EPL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수비수들이 있으며 얀 베르통엔(아약스)과 같은 실력이 급상승 중인 신예 철벽 수비수들이 포진돼 있습니다.

미드필더를 보면 더욱 가관입니다. 장신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에버튼)를 비롯해 최근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에뎅 아자르(릴),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부상중 편지를 보낼 정도로 깊은 애정을 드러냈던 스티븐 데푸르(포르투) 등이 포진한 미드필더라인은 어느 유럽대표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습니다.

또한 공격진엔 풀럼에서 활약중인 무사 뎀벨레와 함께 제2의 드록바로 불리우며 첼시의 유니폼을 입은 로멜루 루카쿠 등이 골찬스를 노리고 있어 벨기에를 상대하는 팀들로선 매우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라인업이죠. 

◆ 벨기에 대표팀 주요선수 명단

 - 시몽 미뇰레 (1988년생, 선덜랜드) 골키퍼

- 티보 쿠르투아 (1992년생,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골키퍼

 
- 토마스 베르마엘렌 (1985년생, 아스널) 센터백

- 뱅상 콤파니 (1986년생, 맨체스터 시티) 센터백

- 니콜라스 롬바르츠 (1985년생, 제니트) 센터백/레프트백

- 토비 알더바이렐트 (1989년생, 아약스) 센터백/라이트백

- 얀 베르통엔 (1987년생, 아약스) 센터백/수비형 미드필더/레프트백

- 데드릭 보야타 (1990년생, 맨체스터 시티) 센터백/라이트백

- 마르닉 베르마일 (1992년생,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라이트백/레프트백

 
- 마루안 펠라이니 (1987년생, 에버턴) 중앙 미드필더

- 스티븐 데푸르 (1988년생, 포르투) 중앙 미드필더/공격형 미드필더

- 악셀 비첼 (1989년생, 벤피카) 측면/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 에당 아자르 (1991년생, 릴) 중앙/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 드리스 메르텐스 (1987년생, PSV) 윙어

- 나세르 샤들리 (1989년생, 트벤테) 윙어

- 케빈 데 브라이네 (1991년생, 라싱 겡크) 공격형 미드필더/윙어

- 케빈 미랄라스 (1987년생, 올림피아코스) 공격수/오른쪽 윙어

- 무사 뎀벨레 (1987년생, 풀럼) 공격수/윙어/공격형 미드필더

- 로멜루 루카쿠 (1993년생, 첼시) 공격수 

■ 업그레이드 된 벨기에, 그들의 경기를 보고 싶지 않은가?

이렇듯 새로운 세대들로 중무장된 벨기에는 같은 A조의 독일과 그 흐름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이미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보여줬듯이 메수트 외질, 토마스 뮐러 등 새로운 세대들의 등장으로 이전의 전차군단의 이미지를 넘어서서 창조적인 축구로 중무장한 모습을 보여줬죠. 벨기에 역시 개인기와 현란한 몸놀림이 예술인 아자르를 비롯해 뛰어난 공수조율과 패싱력을 겸비한 데푸르의 등장에 화끈하고 아름다운 공격축구로 변화하는 중입니다.

예전 음펜자란 걸출한 공격수로 대표되던 벨기에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현재의 벨기에 대표팀의 활약상을 유로2012 본선에서 세계축구팬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어 보이며 축구팬들 입장에서도 '신흥강호'벨기에가 스페인 등 유럽강호들을 상대하는 모습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죠.

이러한 가운데 과연 벨기에가 독일과의 만만치 않은 마지막 경기를 승리하고 유로2012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제대로 우리의 눈앞에 나서지 못했던 벨기에 대표팀의 새로워진 모습들, 그리고 유럽에서 빛나고 있는 신성들의 화려한 경기들을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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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뎅 아자르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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