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어떻게 이런 선수를 다른 팀으로 보낼 수 있나.
특히 지금은 실력이 비슷해 라이벌 구단이 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보낸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난센스다.
구단의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손흥민이 유럽 두 명문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21세기 토트넘 선수 순위 2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토트넘 선수증에선 1위인 셈이다. 그야말로 '리빙 레전드'란 얘기인데 토트넘은 그런 손흥민을 두고 다년 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을 만지작거리는 중이다.
손흥민은 최근 스페인의 세계적인 명문 FC바르셀로나 러브콜에 휩싸여 화제가 됐다.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은 지난 3일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에게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 패키지를 제안했다"며 "한국 스타 손흥민의 이름이 클럽 안건에 올라왔고, 데쿠 단장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한지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이 외면한 선수 중 한 두 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어 "데쿠 단장이 플리크 감독에게 손흥민을 거론하자 반응은 긍정적이었다"며 "레프트윙 손흥민은 기본 몸값이 4500만 유로(약 654억원)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라고 변함 없는 그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어 "사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며 손흥민과 계약은 쉽지 않다.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의 계약은 2025년 6월 30일까지지만 손흥민 측근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과 재계약에 동의했다. 그러나 데쿠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 내년 여름 손흥민의 자유계약(FA) 영입이 가능할 거라고 기대했다.
다만 손흥민의 높은 주급이 걸림돌인데 매체는 바르셀로나에서 입지를 잃은 두 공격수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손흥민 월급을 충당하겠다고 알렸다.
손흥민은 주당 19만 파운드(약 3억3820만원), 연봉으론 180억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을 맺지 않고 바르셀로나에 FA로 오더라도 그와의 계약은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쿠는 안수 파티와 페란 토레스를 떠나보낼 것을 고려하고 있다. 파티는 플리크 감독에게 전혀 중요한 선수가 아니며 바르셀로나를 떠날 선수로 확실하게 표시돼 있다. 발렌시아 출신 토레스의 경우 두 가지 이유로 이번 시즌까지 500분 이상 뛰지 않았다. 첫 번째는 허벅지 부상이고 두 번째는 하피냐의 활약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둘 모두 2025년 플릭 감독 체제에서 팀을 떠날 예정이다. 그 이후에는 현재 시즌당 1200만 유로(약 177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는 손흥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두 선수 분의 주급을 손흥민에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플리크 감독이 손흥민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선수 2명을 방출하고자 한다는 건 그만큼 손흥민을 간절히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파티와 토레스는 최근 몇 시즌 동안 바르셀로나에 기여하지 못했다. 특히 파티는 리오넬 메시의 후계자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부상으로 망가진 후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으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토레스는 이번 시즌에도 부활할 조짐을 보이지 못하면서 전력 외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두 선수를 팔고 그 돈으로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손흥민도 무혈입성은 아니다. 스페인 국가대표인 니코 윌리암스가 바르셀로나 이적 1순위다. 다만 그의 인기가 높아 바르셀로나는 플랜B도 준비 중이고 손흥민과 프랑스 AS모나코에서 뛰는 엘리세 벤 세기르를 놓고 저울질하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4일 맨유 러브콜도 나온 것이다.
영국 매체 '기브미 스포츠'가 맨유의 손흥민 영입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매체는 지난 4일 "맨유가 월드클래스 토트넘 스타를 영입 타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체결한 현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옵션을 갖고 있고, 영국 언론에서 이를 행사한다고 계속 알리고 있지만 아직 공식발표된 것이 없다.
아직까진 내년 여름 자유계약 신분으로 풀리는 상황인 것이다.
맨유는 재정 건전화 과정에서 손흥민을 이적료 없이 데려오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기브미 스포츠에 이어 5일 데일리 익스프레스도 "맨유는 토트넘 윙어 손흥민을 내년 여름 잠재적인 저렴한 이적 옵션으로 논의했다. 토트넘 주장은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만료된다. 올드 트래퍼드(맨유 홈구장)의 재정적 제약 속에서 옵션 중 하나로 확인됐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1년 연장 옵션 제안에 실망했다"며 이적을 재확인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런 이적설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최근 손흥민에 대한 골결정력 부족 문제가 제기됐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의심조차 않는다며 철저히 믿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본머스전 "난 손흥민 의심하는 걸 조심하고 있다"며 "네가(취재진이) 원한다면 해봐라. 그러면 그게 나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손흥민이 지금까지 증명했던 것을 믿었다.
여기에 손흥민이 21세기 토트넘 선수 순위 2위에 올랐다는 자료가 나와 흥미를 끈다.
축구콘텐츠 공작소 '매드 풋볼'은 21세기 토트넘 선수 순위를 매기면서 1위에 지금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공격수 해리 케인을 넣었고 그 다음으로 손흥민을 꼽았다. 영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개러스 베일이 손흥민보다 밑이다. 위고 요리스, 레들리 킹, 루카 모드리치가 각각 4위, 5위, 6위다.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이 토트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한 것이다. 그런 레전드를 지키지 못하고 맨유에 빼앗기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 매드풋볼21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