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27일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을 비판하며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 앞에서 단식투쟁 중인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현역 시절 '사격 황제'로 이름을 떨쳤던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에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종오 의원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 있는 대한체육회 앞에서 이기흥 회장의 출마 철회를 촉구하며 엿새째 단식 투쟁 중인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을 방문했다. 진 의원은 "이기흥 회장의 부정 채용 혐의 등 각종 비위를 담은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던 진 의원은 앞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의 3선 도전을 승인하자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진 의원은 "'공정'이라는 단어를 우습게 만든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 즉각 해산하고 김병철 위원장은 석고대죄하라"라며 "100만 체육인을 위해 존재해야 할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1인 조직으로 전락해 버렸다. 체육인 출신 의원으로서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한 날이다"고 적었다.
진 의원은 이날도 박창범 전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한체육회도 흰 눈처럼 깨끗해졌으면 좋겠다. 한 명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100만 체육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 꼼꼼하게 챙기고 신경 쓰겠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27일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 불출마를 요구 중인 대한체육회노동조합의 사무실을 찾아 노조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회장은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이기흥 회장이 출마 의향서를 제출했는데, 3연임에 성공한 뒤에는 종신제가 될 것이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사유화를 막고 정상으로 돌릴 마지막 기회다. 기회를 살리기 위해 후보 단일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는 박 전 회장을 비롯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출마 의사를 전한 상황이다.
진 의원은 "반드시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 이기흥 체제는 불공정하고 부도덕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27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이기흥 회장이 지난 21일 사무실에 출근하고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보고받고 업무 지시를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장은 당시 체육회 노동조합의 반대 시위 속 올림픽회관 13층에 있는 집무실에 출근해 업무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추진 관련 사항을 보고받았다. 당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장 선임 등 문제를 지시 또는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업무 지시를 했다면 '직무 정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직원 채용 비리와 금품 수수 등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된 상태에서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통보받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든 업무가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