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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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이 농담? 참혹한 결말!…벤탄쿠르, 7경기 정지+벌금 중징계

기사입력 2024.11.19 07:20 / 기사수정 2024.11.19 07:3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징계가 내려졌다.

벤탄쿠르는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벌금까지 내게 됐다. 이번 시즌 벤탄쿠르가 확실한 주전으로 도약한 상황에서 리그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려던 토트넘 홋스퍼에는 상당한 악재다. 토트넘은 팀의 엔진 역할을 하는 벤탄쿠르 없이 한동안 경기를 치러야 한다.

영국축구협회(FA)는 1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독립 규제 위원회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FA규정 E3을 위반한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660만원)의 버금을 부과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렸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중순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aeta)'에 출연해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면서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을 예로 들어 논란이 됐다. 해당 프로그램 진행자 역시 벤탄쿠르의 말에 동의하면서 자신들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내용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포르 라 카미세타'의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한국 선수의 유니폼을 부탁하자 벤탄쿠르는 토트넘에서 뛰는 유일한 한국 선수인 손흥민의 이름을 언급하며 "쏘니?(Sonny, 손흥민의 애칭)"라고 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유니폼도 괜찮다고 답했다.

문제는 그 이후 발언이었다. 벤탄쿠르는 미소를 지으며 "아니면 쏘니의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 사람들(아시아인들)은 모두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아시아인들의 외모가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었다. 인종차별적 발언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이 논란인 되는 건 당연했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이 SNS상에서 논란이 되자 곧바로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그는 "쏘니, 형제여! 이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으려고 한다거나 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거다. 사랑해 쏘니"라며 사과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로 "이미 롤로(Lolo, 벤탄쿠르의 애칭)와 대화를 했다. 그가 실수했고, 그도 자신이 실수했다는 걸 안다. 그는 내게 사과를 전했다. 벤탄쿠르가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형제다. 그리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프리시즌에 다시 만나 하나로 뭉쳐서 싸울 것"이라면서 벤탄쿠르를 감쌌다.

그러나 벤탄쿠르를 향한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영국 현지 매체들이 이 사건을 주목한 것은 물론 인권단체가 벤탄쿠르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논란은 들불처럼 번졌다.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나 영국축구협회가 벤탄쿠르를 기소하기에 이르렀다.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전담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알레스데어 골드는 벤탄쿠르가 영국축구협회로부터 기소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벤탄쿠르가 영국축구협회의 규정 중 E3 가중 위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E3 가중 위반 규정은 E3.2 규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기존 E3.1 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부적절한 행위나 폭력적인 행동, 모욕적인 언행 등에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가중 위반에 해당된다. 벤탄쿠르는 방송에서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FA는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벤탄쿠르에게 7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토트넘 내부에서는 벤탄쿠르에게 따로 징계를 주지 않았지만, 전 세계 축구계에서 인종차별 퇴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FA도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애꿎은 토트넘만 손해를 보게 됐다. 벤탄쿠르가 이번 시즌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토트넘은 벤탄쿠르의 징계로 인해 큰 손해를 볼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유벤투스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벤탄쿠르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장기 부상을 겪은 뒤 회복하느라 토트넘에서 주전 경쟁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 부임한 지난 시즌에도 벤탄쿠르는 부상 여파 및 또 다른 부상으로 인해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후보 자원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탄쿠르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시즌 토트넘의 중원을 세 명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벤탄쿠르는 중요한 경기에서 웬만하면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시즌 토트넘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한 제임스 매디슨이나 이브 비수마가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벤탄쿠르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에 적극 가담해 빈 공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수비라인이 높은 토트넘에서는 수비 커버를 하는 한편 공격 상황에서는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등 공격 숫자를 늘리기 위해 공격에 투입된다. 선수들에게 높은 수준의 활동량이 요구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서 벤탄쿠르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당분간 이런 벤탄쿠르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당장 11월 A매치 휴식기가 지나고 치르는 경기가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PL) 원정 경기이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 맨체스터 시티전 외에도 토트넘은 첼시전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경기, 그리고 홈에서 열리는 리버풀전에 벤탄쿠르를 기용하지 못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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