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연속 '선발 조기 강판' 치욕…3이닝 3실점 '가을사나이' 임찬규도 못 버텼다 [타이베이 현장]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임찬규마저 못 버텼다. 국가대표 선발진이 네 경기 모두 조기 강판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 투수 임찬규는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네 번째 경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이날 최종 성적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대로 대표팀이 동점 또는 역전하지 못한다면, 임찬규는 패전 투수가 된다.

더 이상의 패배는 안 됐다. 6개 팀 중 상위 2개 팀이 진출할 수 있는 슈퍼라운드에 오를 수 있는데, 대표팀은 이날 경기와 호주전(18일)에서 모두 승리해야 조별리그 3승을 챙긴다. 그 이후 상대 국가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만약, 이날 경기를 패한다면, 최대 쌓을 수 있는 승수는 '2'다. 일본이 5전 전승을 하고, 나머지 5팀이 전부 2승 3패로 물리는 상황도 가능하지만 그야말로 산술적인 경우의 수다. 도미니카공화국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벼랑 끝 대표팀의 운명을 쥔 임찬규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선발진이 빨리 무너지다 보니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임)찬규가 최대한 이닝을 가줘야 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 초반부터 임찬규는 불안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초 선두타자 리카르도 세스페데스와 앨런 핸슨의 타구가 연속해서 묘하게 내야 안타로 연결돼 무사 1,2루에 처했다. 임찬규는 온 힘을 발휘해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제압했다. 켈빈 구티에레즈를 투수 땅볼로 처리한 뒤 안드레티 코데로를 스윙삼진으로 잡아냈다. 1루주자 구티에레즈에게 도루를 내준 2사 2, 3루에서는 라이너 누네즈를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끝냈다.



2회초에도 이닝 초반 주자가 누상에 나서며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루이스 미에세스와 프랭크 로드리게스에게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을 헌납해 무사 만루를 자초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출혈을 최소화했다는 점. 후속 타자 미카엘 데 레온을 유격수-2루수-1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해 아웃카운트 2개를 올리며 3루주자의 득점을 허용.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교환해 0-1이 됐다.

실점 이후부터 3회초 잠시 안정감을 찾은 임찬규. 2번타자 핸슨부터 시작하는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삼자범퇴로 잘 틀어막았지만, 4회초 추가 실점하며 무너졌다. 선두타자 누네즈에게 2루타를 허용한뒤 알칸타라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맞아 0-3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류 감독은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소형준을 투입했고, 임찬규는 조기 강판당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리고 소형준마저 2사 1, 2루에서 핸슨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0-4로 추가 실점했다.

한국은 이후 3번째 투수 조병현도 5회초 알칸타라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줬다. 5회말이 끝난 가운데 0-5까지 끌려가고 있다.

한국은 5회말이 되어서야 송성문이 첫 안타를 칠 만큼 졸전을 펼치는 중이다.

한편 대표팀은 현재까지 치른 조별리그 4경기 모두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되는 굴욕을 경험했다. 대만전(13일 고영표 2이닝 6실점)과 쿠바전(14일 곽빈 4이닝 무실점), 일본전(15일 최승용 1⅔이닝 2실점)에 이어 도미니카공화국전까지 선발 야구를 펼치지 못하며 고개 숙였다.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