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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김길리, 쇼트트랙 월드투어 나란히 은메달…한국 2차 대회 금1 '부진'

기사입력 2024.11.04 13:00 / 기사수정 2024.11.04 13:1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신구 에이스 조화를 앞세워 월드투어 메달을 속속 따내고 있다.

지난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최민정, 그리고 지난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낸 김길리 등 성남시청에서 활약하는 두 여성 레이서가 새 시즌 쇼트트랙 월드투어에서 입상 소식을 알리는 중이다.

최민정과 김길리가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은빛 질주를 펼쳤다.

최민정은 4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500m 결승에서 42초406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111.11m 트랙을 4자퀴 반 도는 500m에서 최민정은 뒤로 밀려 경기를 시작했으나 두 명을 순식간에 제치면서 메달권 안에 들어 2위를 치자했다.

최민정은 결승선 한 바퀴 남기고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미국)를 한꺼번에 제쳤다. 이후 이 종목 강자인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를 맹추격하다가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종목 금메달은 역시 42초087을 찍은 펠제부르에게 돌아갔다. 3위는 최민정 뒤를 쫓아 들어온 김길리 몫이었다. 42초955로 최민정 바로 뒤에 들어와 동메달을 따냈다.

사실 쇼트트랙 최단거리인 500m는 한국의 취약 종목이기도 하다. 여자부에선 역대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이 하나도 없다. 은메달리스트로 한국에서 나오질 않았으며 1998 나가노 올림픽에서 전이경이 파이널B에서 뛰고도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따낸 것과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박승희가 역시 동메달을 거머쥔 것이 입상 경력 전부다.

하지만 최민정의 경우 그간 국제대회에서 단거리 경쟁력도 증명했기 때문에 이번 월드투어 뒤집기 은메달 획득으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여자 500m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펠제부르와의 승부도 기대된다. 

최민정은 경기 후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단거리 종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라며 "1, 2차 월드투어를 치르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 주종목인 여자 1500m 결승에선 김길리가 은메달을 땄다. 김길리는 2분27초23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선두로 달리다가 마지막 바퀴 직선 주로에서 벨기에 강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너 데스멋(벨기에)에게 인코스를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 종목에서 지난 두 차례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최민정은 마지막 바퀴 직선 주로에서 4위로 달리다가 앞서 달리던 그리즈월드와 함께 넘어지면서 입상하지 못했다.

한국은 1500m에선 총 7차례 열린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쓸어담을 만큼 이 종목 세계 최강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여자 대표팀은 이번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최민정이 10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따내고 김길리가 1500m 은메달, 500m 동메달을 목에 걸어 금1 은2 동1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대회 가장 큰 수확은 최민정이 대표팀 복귀하고 ISU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는 점이다. 최민정은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열린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만 3개를 따낸 뒤 국가대표를 1년 쉬면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을 준비했다.

지난 4월 대표 선발전에서 무난히 태극마크를 되찾아 지난달 말부터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투어 1~2차 대회에 연달아 참가했고 2차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자신의 3번째 올림픽에 대한 각오가 대단하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선 후회 없이 달려보고 싶다"는 각오를 지난해 서울 세계선수권 이후부터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법이나 장비 등 모든 것을 리빌딩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소속팀에서만 스케이팅을 했다. 마침 같은 팀 후배 김길리가 지난 시즌 최민정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이번 시즌엔 둘이 함께 빙판을 질주할 수 았어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여자 쇼트트랙은 최근 수년간 산드라 펠제부르, 미셸 펠제부르 자매, 그리고 쉬나저 스휠팅 등을 앞세운 네덜란드가 상당히 우세한 상황이다. 최민정과 김길리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민정은 월드투어 1차 대회에선 여자 15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종목에서 김길리가 우승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번 2차 대회에서 금메달 없이 은메달만 2개를 손에 쥐고 귀국하게 됐다.

4일 벌어진 남자 1000m 결승에서 장성우(고려대)가 1분25초010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4위로 달리던 장성우는 결승선을 3바퀴를 남겨두고 2위까지 올라서 마지막 역전극을 노렸으나 이번 대회에서 펄펄 날고 있는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의 블로킹에 막혀 메달 색깔을 은빛으로 결정했다.

지난 두 시즌 월드컵 종합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상하며 세계 최고의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 올라선 박지원(서울시청)은 준준결승 4조에서 넘어져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개인전 3종목에서 은메달 하나만 따낸 가운데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하나 더 추가해 아쉬움을 달랬다. 박지원, 장성우, 김태성(서울시청), 박장혁(스포츠토토)이 출전한 남자 5000m 계주에서 6분42초04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번 2차 대회에서 개최국 캐나다의 벽에 막혀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캐나다 에이스 윌리엄 단지누는 남자 1000m, 1500m,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고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이번 대회 5개 전종목에서 금4 은1를 기록하며 한국 쇼트트랙을 위협하는 선수로 급부상했다.

쇼트트랙 월드투어는 오는 12월 7~8일 장소를 중국 베이징으로 옮겨 3차 대회를 치른다. 이어 12월14~15일엔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4차 대회를 벌인다.



사진=올댓스포츠 / 엑스포츠뉴스DB /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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