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박정민이 '전,란'을 통해 첫 정통 사극에 도전하며 느낀 다양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박정민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1일 공개된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란'에서 박정민은 종려 역을 맡아 검술 액션은 물론, 선한 얼굴부터 분노와 배신감으로 얼룩진 다양한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전,란'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후 강동원이 박정민의 몸종 역할로 출연한다는 내용이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박정민은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지난 2일 첫 상영을 마친 후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전,란'을 소개하며 "제가 양반 역할이고, 강동원 선배님이 몸종이다"라고 너스레를 섞어 캐릭터를 강조하며 웃음을 안긴 바 있다.
"재밌는 그림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박정민은 "댓글에는 제가 놀부상이라고, 양반 역할이 맞는다는 말도 있더라. 재미있는 그림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현실성이 없는 일 같지는 않다. 제가 밈처럼 밀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활용하게끔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전,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당시 '우아하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면서 "저는 영화를 볼 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확실한 시나리오들을 좋아하는데, '전,란'은 그런 대본이었다"고 말했다.
'전,'란'의 제작과 각본을 맡은 박찬욱 감독과의 협업에 기뻐하며 "그리고 사실 제가 수락하고 말고 할 것이 크게 없었다. 박찬욱 감독님은 저의 우상이시지 않나. 감독님과 함께 하는 것이라 너무 좋았다. 마침 받은 시나리오들이 너무 좋아서, 넙죽 한다고 했다"면서 웃음 지었다.
박정민에게는 첫 정통 사극 도전이었다.
박정민은 "저는 괜찮은데, 보는 분들이 괜찮을까가 우려가 되더라. 의상을 갖춰입고, 또 갓을 쓰면 눈이 안 보이면 안되기 때문에 카메라 앵글과 잘 맞아야 되니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과 생전 안해봤던 상의도 했었다"고 얘기했다.
종려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순식간에 가족과 집, 친구를 다 잃어버린다. 남은 사람은 옆에 있는 이상한 왕(선조)인데, 그 상실감을 기반으로 캐릭터를 쌓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을 붙일 곳이 없는 인물이지 않나. 실제로도 좀 외로웠다"고 설명했다.
검술 액션에도 도전한 박정민은 "종려가 쓰는 칼이 크고 무겁다. 중세시대 무기, 검술을 연구하는 협회가 있어서 그 협회장님을 만나 따로 칼을 쓰는 법을 배웠다. 칼에 대한 기본기를 배우고, 액션 스쿨로 가서 그 동선과 동작들을 이용한 액션 합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시키는대로 액션을 했다면, 이번에는 감정적인 액션이 많았기에 제 의견도 많이 냈었다"고 얘기했다.
우정과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을 쌓으며 호흡을 맞춘 강동원에 대해서도 "멋진 선배님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답고, 그리고 생각보다 섬세하시다. 제가 엄청 막역하게 하지는 못했는데, 제가 (선배님이) 좋으니까 가끔씩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랬었다. 너무 친절하게 잘 해주시더라. 제가 흠모했다"며 웃었다.
모든 촬영 현장이 쉽지 않지만, '전,란' 현장을 즐거운 마음으로 버틸 수 있던 것은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 덕이라고 말하며 "현장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 버틸 수 없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박정민은 "선배님들이 신나게 하시니까 저도 같이 신나게 할 수 있었다. 날이 더울 때 촬영했는데, 서로 실수해도 좀 웃으면서 넘기고 하니까 즐겁게 할 수 있더라. 차승원 선배님도, 강동원 선배님도 현장에서 짜증을 내시지 않으니 저도 짜증을 낼 수가 없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전,란' 이후에도 영화 '하얼빈', '얼굴', '휴민트'와 드라마 '뉴토피아'까지 쉼없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정민은 최근 '이영지의 레인보우'에 출연해 '내년에는 쉬려고 한다'고 말했던 것에 대해 "지금도 신작 '휴민트' 작업 중이지만, '내가 앞으로 사람들에게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표정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고민의 시간들을 떠올렸다.
이어 "아직은 (그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렇다면 결국은 그것을 만들어와야 하는 것이니 쉬면서 답을 좀 찾아보고, 제가 운영하는 출판사 일도 하면서 시간을 잘 보내보려고 한다. 그래도, 작품으로는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샘컴퍼니, 넷플릭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