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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78세 할아버지…2년간 범행 준비 이유가 동치미? (용감한형사들4)[종합]

기사입력 2024.10.12 12:20



(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용감한 형사들4’에서 포기를 모르는 형사들의 집요한 수사기가 펼쳐졌다.

지난 11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연출 이지선) 5회에는 충남 홍성경찰서 오관지구대 김상구 경감과 여성청소년수사팀 백성흠 경사 그리고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과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발로 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사건은 범인이 무려 2년간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사건이었다. 78세 할아버지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야산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지막 CCTV 이후 두 갈래 길이 나왔는데 한 곳은 야산, 다른 길은 매실밭이 둘러싸인 집이었다. 매실밭 집에서 할아버지를 못 봤다고 해서 야산을 집중 조사했지만, 흔적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마을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와 매실밭 집 할머니가 13년을 같이 살았던 것이다. 6년 전 할머니의 아들이 돌아와서 실종 당시에는 할아버지가 읍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40대 중반의 아들 박 씨(가명)는 어머니가 치매 증상 때문에 기억을 잘못하고 최근에는 할아버지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에 따르면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자주 보러 갔다. 박 씨의 말이 거짓일 가능성이 있었다. 거짓말 탐지기를 제안하자 갑자기 할아버지가 실종된 날 집 앞으로 지나갔고, 창고에서 농기구를 꺼내서 바로 갔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듣던 어머니는 “그이가 평상에 앉아서 한참을 있다 갔다”라고 당시를 떠올려 박 씨를 당황하게 했다.

과학수사팀 조사 결과 할아버지가 앉아있던 평상에서 ‘루미놀 반응’이 나왔다. 다음날 박 씨는 시신을 장독대 밑에 묻었다고 자백했다. 굴착기로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깊게 토굴을 판 땅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고무통이 나왔다. 

사인은 경부 압박 질식사였다. 어머니가 피해자를 만나는 것에 불만이 많았던 박 씨의 일기장에는 피해자를 향한 망상과 저주의 말이 가득했다. 과거 피해자를 비난했다가 집에서 쫓겨났다던 박 씨는 자신이 돌아온 이후 피해자가 리모컨도 안 주고, 보일러도 안 틀고, 동치미도 혼자만 먹으면서 자신을 무시했다고 주장해 분노를 안겼다. 박 씨는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KCSI 과학수사에서 새로운 수사 방향을 제시한, ‘거짓말탐지기’가 활약한 사건이 공개됐다. 한 아파트에서 여성의 시신 두 구가 발견됐다.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던 동거인으로, 각각 30대 집주인과 20대 세입자였다. 이들은 각자의 방 침대 밑에서 발견됐는데, 데칼코마니처럼 거의 똑같은 자세였다. 

유력 용의자는 범행 추정 시간대 아파트에 왔던 집주인의 전 남자친구와 세입자와 결혼을 앞둔 약혼자였다. 두 사람 모두에게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했다. 이 과정서 거짓말탐지기 질문이 공개됐는데, 수사와 관련된 실제 질문이 방송을 통해 공개된 것은 최초였다. 두 명 다 살인을 부인했고, 거짓말탐지기에서도 진실 반응이 나왔다.


거짓말탐지기는 확실했다. 며칠 후 진짜 용의자가 나타났다. 시신이 발견되기 전 현금인출기에서 집주인의 카드로 총 380만 원이 인출된 내역이 확인됐다. CCTV 속 얼굴이 용의선상에 오른 두 사람과 달랐기에 누명을 벗었다. CCTV에 찍힌 범인의 사진으로 공개수배 전단지가 만들어졌고, 이후 타 지역의 형사에게 전화가 왔다. 바로 그가 자신이 쫓고 있던 범인과 얼굴이 똑같다는 내용이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타 지역에서 연쇄 강도는 물론 옆집에 사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까지 받고 있었다. 사업 실패 후 남의 돈을 훔쳐서 생활을 유지했던 범인은 이날 주유비가 필요해 돈을 훔칠 데를 찾다가 경비원이 없는 아파트에 내려 집집마다 현관문을 열었다. 하필 피해 여성들이 살던 그 집 문이 잠겨있지 않았다.

범인에 따르면 안방이 잠겨 있어서 세입자 방에 들어갔고 비명을 지르며 저항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훔칠 물건을 찾다가 골프채를 보고 부자일 거라 생각해 기어이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주인 방으로 들어가 금품을 빼앗았다. 자신의 얼굴을 봤기에 신고할까 봐 살인을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줬다. 오랫동안 집에 머물면서 시신을 숨기고 증거를 없애고 카드 비밀번호까지 확인했다.

사진 = E채널 방송화면 

명희숙 기자 aud666@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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