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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9위→7위→9위→6위→5위→TB→WC 업셋…KT 돌풍, 가을야구 '초대형 태풍' 되나

기사입력 2024.10.04 07:35 / 기사수정 2024.10.0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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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선수단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KT 위즈 선수단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위대한 여정은 계속된다.

KT 위즈는 2024년 잊지 못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최하위에서 출발해 KBO리그 최초의 역사를 쓰는 등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가을야구 무대에선 태풍처럼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정규시즌 개막 후 KT는 3월 8경기서 1승7패, 승률 0.125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후 조금씩 팀 순위를 끌어올렸다. 4월엔 9위, 5월엔 7위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6월 한 달간 26경기서 11승1무14패, 승률 0.440으로 꼴찌를 기록하며 다시 9위까지 떨어졌다.

7월부터 마법을 부렸다. 7월 19경기서 13승6패, 승률 0.684로 리그 1위를 달리며 정규시즌 6위로 점프했다. 8월에는 5위로 포스트시즌행 가시권에 안착했다. 9월,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SSG 랜더스가 끈질기게 추격해 KT의 덜미를 잡았다. 두 팀은 정규시즌 각각 72승2무70패, 승률 0.507로 동률을 이룬 채 144경기를 끝마쳤다.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5위 결정전이 성사됐다. 2022년 5위 타이브레이커가 도입된 후 최초였다. KT는 지난 1일 SSG와 5위 결정전서 극적인 4-3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반까지 1-3으로 끌려가다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3점 홈런으로 4-3, 점수를 뒤집었고 그대로 승기를 가져왔다. 정규시즌 5위를 확정했다.

이어 지난 2일 정규시즌 4위 두산 베어스와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펼쳤다. 4-0으로 미소 지었다. 3일 개최된 2차전에선 1-0으로 짜릿한 신승을 거뒀다. 리그 3위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KT 위즈 선수들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고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KT 위즈 선수들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짓고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하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4위 팀은 이미 1승을 안고 있어 훨씬 유리했지만 5위 팀은 2경기서 모두 승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KT는 '0%'의 확률을 보란 듯이 깨고 KBO리그 최초로 와일드카드 업셋을 일궈냈다.

마운드의 힘이 컸다. KT 투수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속 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2차전까지 22이닝 무실점을 뽐냈다. 2022년 10월 1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6회부터 이어온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LG의 14이닝이었다. LG는 2016년 10월 10일 잠실 KIA와의 1차전부터 2019년 10월 3일 잠실 NC 다이노스와의 1차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선보인 바 있다.

KT 특유의 '선발 야구'가 빛을 발했다. 정규시즌, 특히 후반기에 흔들렸지만 가을이 되자 무섭게 반등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선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103개로 역투를 펼쳤다. 올해 정규시즌 31경기 173⅓이닝서 7승12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다소 주춤했고, 9월 4경기 16⅓이닝서 1승1패 평균자책점 7.16으로 흔들렸음에도 멋지게 부활했다. 올 시즌 두산전 3경기 14이닝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79로 고전했음에도 가을 무대에선 타선을 봉쇄해냈다.

쿠에바스에 이어 김민이 ⅓이닝 무실점, 손동현이 1⅔이닝 무실점, 박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왼쪽부터 KT 위즈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과 이강철 감독.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미소 짓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왼쪽부터 KT 위즈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과 이강철 감독.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승리한 뒤 미소 짓고 있다. 잠실, 박지영 기자


2차전에선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이 기세를 높였다.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88개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벤자민 역시 정규시즌 28경기 149⅔이닝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특히 두산전에선 3경기 11이닝서 1패 평균자책점 8.18로 부진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에이스 모드를 되찾으며 긴 이닝을 책임졌다. 고영표가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 박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깔끔하면서도 대단한 1-0 승리였다.

이제 KT는 준플레이오프서 LG를 만나러 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LG에 1승 후 4연패로 무릎 꿇은 적 있다. 이번엔 쉽게 물러나지 않기 위해 각오를 다지는 중이다. KT표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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