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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거 힘들진 않지만 쉽지도 않아"…포항 후반기 반전 동력 GK 윤평국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10.03 11:10 / 기사수정 2024.10.03 11:10



(엑스포츠뉴스 포항, 권동환 기자)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윤평국이 MVP급 활약을 펼치며 중국 최고의 클럽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포항은 지난 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상하이 하이강과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이하 ACLE) 동아시아 지구 리그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포항은 후반 7분 완델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20분 홍윤상의 추가골이 더해졌고, 후반 26분 한찬희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또 후반 34분 상하이 미드필더 마테우스 주사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남은 시간 동안 편안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안방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포항은 올시즌 ACLE 첫 승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또 공식 3연승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가 끝나고 윤평국 골키퍼는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등장해 인터뷰에 응했다. 윤평국은 이날 골키퍼 장갑을 끼고 선발로 나와 선방 5회를 기록하면서 포항이 무실점 승리를 거두는데 일조했다.

윤평국은 "홈에서 3연승을 해서 다들 기뻐하고 있는데, 그 3연승에 보탬이 됐다는 게 가장 기쁘다"라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포항을 이끄는 박태하 감독이 경기 전 주문한 내용에 대해선 "감독님께서 따로 주문한 건 그냥 침착하게, 골키퍼는 안전하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니 잘하려고 하지 말고 안전하게 하라고 요구하셨다"라며 "그동안 우리가 실점할 때 빌드업 등에서 실수가 나왔기에 안정감을 가지고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하이강은 올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 27경기에서 89골을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이날 리그에서 27경기 31골 8도움을 올린 중국 간판 공격수 우레이가 부상으로 결장하긴 했지만 윤평국은 중국 최고의 클럽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무실점 비결에 대해 윤평국은 "감독님께서 경기를 준비하면서 영상 등을 많이 분석해 주셨고, 선수들에게 카톡으로 영상을 준비해 놨으니 자주 보라고 하신 게 우리가 3연승을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날 수훈 선수는 선제골 주인공인 완델손이 선정됐지만, 윤평국도 좋은 선방을 여러 차례 보이면서 MVP로 선정돼도 이상하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감독과 완델손도 인터뷰에서 윤평국의 선방을 칭찬했다.

박 감독은 "윤평국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힘든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고, 완델손은 "전반전에 위기도 있었지만 윤평국 선수 덕분에 0-0으로 마쳤다"라며 윤평국 선방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MVP 선정이 불발돼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아쉽지 않다. 골만 안 먹으면 최소한 비기기에 나는 뒤에서 '골만 먹히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라며 "공격수부터 수비 마지막인 나까지 오늘 꼭 이기려고 매 경기 항상 준비하는데, 그래서 오늘도 이긴 거 같다"라고 말했다.



윤평국은 전반전에 상하이 주장 오스카의 슈팅을 몸으로 막은 뒤 주저 앉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오스카의 슈팅이 약간 강하게 목 쪽으로 와가지고 순간적으로 약간 숨이 턱 막혔던 것 같다"라며 "그래서 조금 호흡하려고 해서 (주저 앉았는데) 다행히 시간 지나니깐 좀 괜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포항에 입단해 3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윤평국은 데뷔 시즌 전반기에 주전 골키퍼로 뛰었지만 후반기부터 최근까지 백업 골키퍼로 기용됐다.

올시즌도 황인재가 포항 No.1 자리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황인재의 안정감이 크게 떨어지자 포항은 지난달 22일 강원FC와의 K리그1 31라운드에서 윤평국을 선발로 내세웠다. 강원전 출전으로 윤평국은 2022년 6월 김천전 이후 2년 3개월 만에 리그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당시 포항은 공식전 3연패, 리그 6연패 중이라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오래간만에 선발 출전한 윤평국은 안정된 활약을 보이며 2-1 승리에 일조해 포항의 연패를 끊어냈다. 이후 상하이전을 포함해 2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긴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를 놓치지 않은 윤평국은 "난 항상 선수가 은퇴하기 전까지 기회가 오든 안 오든 간절하게 노력하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경기에서 진짜 최선을 다하고 절실하게 한 번 하자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회를 기다리는 거 자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솔직히 좋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당연히 선발로 뛰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감독님께서 결정하시는 일이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항상 묵묵하게 버티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또 "솔직히 강원전 때부터 부담감이 엄청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부담감보다는 좀 편하게 하자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많인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며 전했다.

시즌이 점점 끝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남은 일정에 대해 윤평국은 "감독님께서 정한 시즌 첫 목표가 6강이었는데, 일단 그걸 이뤘기 때문에 선수들도 분위기가 확 올라와 지금 너무 좋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경기들 모두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진=포항스틸야드,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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