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23 15:15 / 기사수정 2011.09.23 15:15
[엑스포츠 = 김영민 기자] 야신이 만들어 놓은 SK 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온갖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SK는 2위 롯데에 한게임 뒤진 3위를 달리고 있으며 2위 순위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2007년부터 1위-1위-2위-1위를 기록했던 SK는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끈질기고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국가대표 원투펀치 김광현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로 시즌을 거의 다 보내고 얼마 전 복귀했다. 또한 SK 전력의 절반이라고 불리던 박경완은 올 시즌 10경기 밖에 뛰지 못한 채 부상으로 자취를 감췄고 그의 후계자인 정상호 또한 부상으로 이탈했다. 송은범, 글로버, 안치용, 정근우도 올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고 얼마 전엔 주전야수 최정,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가 줄줄이 이탈하면서 그야말로 부상자로만 라인업 하나를 짤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개개인에 의존하지 않는 SK를 크게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SK가 올 시즌 가장 흔들린 시점은 김성근 감독이 프런트와의 마찰로 경질됐을 당시다.
오히려 현재 SK는 박경완, 정상호의 빈자리를 허웅이 잘 메우고 있고 마운드에서는 큰 이승호와 이영욱, 엄정욱, 박희수, 윤희상이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박희수는 고비마다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면서 올 시즌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한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수진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실려나갔지만 최윤석, 김연훈, 임훈 등이 완벽하진 않지만 훌륭하게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SK는 후반기 들어 김 전 감독 경질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다. 김 전 감독 경질 직후 보였던 무기력한 플레이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어떤 빈자리가 생겨서 백업선수들이 치고 올라와 훌륭하게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또한 누구든지 영원한 주전도 없고 영원한 백업도 없는 김 감독의 선수기용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김 감독은 1군 선수도 불성실한 플레이를 하면 2군으로 내려보내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플레이를 하면 바로 교체시켜 버린다. 반대로 훈련을 충실히 소화하고 성실한 선수에게는 기회를 주려 노력한다.
김 감독은 2군 경기를 가장 많이 지켜보는 지도자였다. 틈이 있으면 언제나 2군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김 감독은 덕아웃에 내려가지 않고 2군 선수단에 알리지도 않고 방문했지만 선수들이 그를 몰라볼 리 없다. 2군 경기장을 찾는 김 감독은 2군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됐음이 분명하다.
가장 큰 이유를 뽑는다면 김 전 감독이 구단과 마찰을 일으키면서도 훈련에 대한 투자 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K는 8개 구단 중 전지훈련에 가장 많은 선수단을 데려갔고 기간도 긴 편이다. 또한 SK는 8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코치를 보유한 구단이다. 선수들은 다양한 코치에게 양질의 훈련을 받을 수 있다. SK가 단 한번의 FA 영입 없이도 4년간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원동력이다.
물론 팀을 잘 추스른 이만수 감독대행의 공도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무너지지 않는 SK를 만든 최고의 공로자가 김 전 감독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사진 = 김성근 전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