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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못 간 롯데 5강 희망, 3중살과 함께 물거품…올가을도 '야구'는 없다 [수원 현장]

기사입력 2024.09.25 06:42 / 기사수정 2024.09.25 06:42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승욱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6회초 희생 번트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승욱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6회초 희생 번트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24년 가을에도 '야구'는 없다. 트래직 넘버 소멸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승부처 치명적인 주루사에 발목을 잡혔다.

롯데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1-5로 졌다. 전날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3-2로 꺾고 실낱같은 5강 희망을 살려냈지만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시즌 63승 72패 4무를 기록, 정규시즌 잔여 5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5위 KT(70승 70패 2무)를 최종 승률에서 앞서거나 동률을 기록할 수 없게 됐다. 

롯데의 패인은 타선 침묵이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좌완 영건 김진욱이 4⅓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 뒤이어 등판한 베테랑 우완 김상수가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방망이가 터지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영건 김진욱(왼쪽)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선발등판, 4.1이닝 1실점으로 분투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좌완 영건 김진욱(왼쪽)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에 선발등판, 4.1이닝 1실점으로 분투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이날 2회초 2사 1루, 3회초 2사 2·3루, 4회초 2사 1·3루에서 KT 선발투수 엄상백을 공략하지 못했다. 5회초 2사 후 빅터 레이예스의 평범한 외야 뜬공을 KT 중견수 배정대가 포구 실책을 범해 잡은 1·2루 찬스에서 손호영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얻어낸 게 전부였다.

롯데로서는 6회초 공격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KT가 5회까지 88구를 뿌린 엄상백 대신 김민수로 투수를 교체, 불펜을 가동한 가운데 롯데 타선은 여기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롯데 타선은 6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와 윤동희가 연속 볼넷으로 출루,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롯데 벤치는 박승욱의 타석 때 희생 번트를 지시, 득점권 찬스 셋팅을 노렸다.

그러나 박승욱은 벤치의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초구 번트 시도가 파울이 된 뒤 2구째 재차 번트 자세를 취한 뒤 방망이에 공을 맞췄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1루 주자 윤동희, 2루 주자 전준우는 박승욱의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곧바로 스타트를 끊었다. 타구가 살짝 뜨기는 했지만 투수가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듯 보였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 패배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 패배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KT 김민수는 곧바로 몸을 내던져 그림 같은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노바운드로 박승욱의 번트 타구를 낚아챘다. 이어 재빠르게 2루 송구로 2루 주자를 터치 아웃시켰다. 김민수의 송구를 받은 KT 유격수 심우준은 1루로 공을 뿌려 1루 주자까지 터치 아웃으로 잡아내면서 롯데의 6회초 공격은 그대로 종료됐다.

롯데의 6회초 무사 1·2루 삼중살의 여파는 컸다. 롯데 타선은 7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힘없이 물러났다. 7회말을 실점 없이 막고 8회초 득점을 노렸지만 이 계산마저 어긋났다.

롯데는 7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등판한 베테랑 사이드암 한현희가 선두타자 오윤석에게 2루타를 맞았다. 롯데 벤치는 KT가 대타 강백호를 내세우자 투수를 좌완 정현수로 교체, 어떻게든 실점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현수는 강백호라는 산을 넘지 못했다.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1-2 롯데의 열세로 바뀌었다. 이어 계속된 1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김민혁의 1타점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 패배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팀 간 16차전 패배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롯데는 우완 나균안까지 투입, 점수 차가 더 벌어지는 걸 막고자 했다. 그러나 나균안까지 장성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승부는 사실상 여기서 결정됐다.

롯데가 6회초 박승욱이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하더라도 득점까지 이어졌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삼중살 플레이가 좋았던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KT의 기를 살려준 건 분명한 사실이다.   

롯데는 최근 상대팀에게 경기력이나 전력에서 밀린 것이 아닌 크고 작은 실수가 겹쳐 무릎을 꿇는 경기가 적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는 '트래직 넘버'가 하나씩 줄어든 원인이기도 했다.

롯데는 이날 게임까지 승부처 디테일 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2018년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흑역사가 7년 연속으로 늘어났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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