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여권 가져가!" 아내가 외쳤다…그래도 될까? '7이닝 노히트+8K 홀리 피칭' 붙잡고 싶은 대전예수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Take the passport(여권 가져가)."

한화 이글스는 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끝 5-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와이스는 7⅔이닝 동안 92구를 투구,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고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지난달 3일 KIA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무난하나 조금은 아쉬운 투구를 했던 와이스는 이날 다시 만난 KIA를 상대로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피칭을 펼쳤다. 최고 153km/h 빠른 공과 크게 휘는 스위퍼 주무기로 KIA 타선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5회 2사까지 퍼펙트, 7회까지 노히트였다. 1회말 박찬호 유격수 직선타,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와이스는 2회말 최형우와 나성범은 뜬공 처리, 김선빈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3회말은 이우성 헛스윙 삼진, 한준수 초구 파울플라이, 박정우 초구 1루수 땅볼로 공 7개로 이닝 종료.

4회말 박찬호도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소크라테스와의 승부가 백미였다. 와이스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 스위퍼는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향하는 듯하다가 소크라테스의 몸쪽으로 순식간에 휘었고, 소크라테스의 방망이가 헛돌며 속절없이 삼진을 당했다. 와이스는 이후 김도영은 초구에 1루수 뜬공 처리하고 10구로 이닝을 끝냈다.

5회말 좌익수 뜬공, 나성범 유격수 땅볼 후 김선빈 타석에서 3루수 노시환의 실책이 나오며 이날 첫 출루를 허용, 퍼펙트가 깨졌다. 하지만 와이스는 흔들리지도 않고 이우성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정리했다.

와이스는 6회말과 7회말까지 삼자범퇴를 만들면서 호투를 이어 나갔다. 특히 7회말은 공 단 6개로 끝. 7회까지 투구수는 단 69구. 와이스는 당연하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선두 나성범에게 던진 스위퍼를 통타 당하며 홈런을 허용, 이날 첫 피안타와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와이스는 2사 후 한준수와 박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박상원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박상원이 위기를 막으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리카르도 산체스의 부상 대체 선수로 한화와 일시 계약을 했던 와이스는 계약 기간이 끝난 후 계약을 연장하면서 시즌 끝까지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그나마 류현진과 함께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와이스인데, 이날은 더 공에 힘이 있는 모습으로 한화 팬들이 다시 반하게 만들었다.



경기 종료 후 한화의 공식 인스타그램은 와이스의 투구 현장 사진을 업로드하며 "지금 당장 챙겨 네 PASSPORT…숨겨야 되니까. "여권 뺏어라" -헤일리 브룩 와이스(와이스 와이프)"라는 재치 있는 글을 올렸는데, 이 글에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가 '여권 가져가'라고 답글을 달며 화답했다.

KBO리그 팬들은 성적이 좋은 외국인 선수에게 이 선수가 다른 곳에 가지 못하도록 여권을 뺏으라거나, 태우라는 말을 하곤 한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직접 "여권 뺏어라"라는 말을 하기도 했던 헤일리는 이 밈을 알고 있었고, 평소에도 팬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는 편인 헤일리가 센스 있는 답으로 한화 팬들을 한 번 더 즐겁게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와이스는 완벽투에도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4-1로 앞서던 한화가 9회말 실책으로 한 점을 허용, 바뀐 투수 주현상이 김선빈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4-4 동점이 되고 와이스의 승리 요건도 날아갔다. 그나마 한화가 연장에 돌입해 승리를 가져오며 와이스가 웃을 수 있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인스타그램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