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모욕하고자 그가 방출했던 선수를 데려왔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9일(한국시간) "전 맨유 수비수 파트리스 에브라는 맨유가 2016년 폴 포그바를 재영입한 건 알렉스 퍼거슨 경을 모욕하기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수비수 에브라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맨유에서 뛰며 통산 379경기를 소화한 레전드이다. 그는 맨유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회 등을 비롯해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뛰어난 레프트백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팬들에게는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과 절친한 관계인 것으로 유명하다. 두 선수는 함께 맨유 전성기를 이끌었고, 지금까지 계속 친분을 유지하며 팬들에게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축구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에브라는 최근 맨유가 과거 포그바를 다시 데려온 이유가 그를 방출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을 조롱하기 위한 거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뛰던 포그바는 2012년 계약 기간이 만료돼 맨유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로 향했다. 당시 맨유를 이끌던 구단 전설적인 사령탑 퍼거슨 감독은 포그바 측이 제시한 계약을 거절하면서 포그바를 붙잡지 않기로 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독점 공개된 포그바의 다큐멘터리 '포그멘터리'에 따르면 당시 19세이던 포그바는 전 에이전트이자 지금은 고인이 된 미노 라이올라와 함께 퍼거슨 감독과 계약 연장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포그바는 다큐멘터리에서 "퍼거슨이 제시한 계약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나는 당시 내가 존경하던 감독이던 퍼거슨 앞에 있었지만 퍼거슨이 제시한 계약은 충격적이었다. 맨유는 역사가 엄청난 클럽이지만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남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영상 속에서 전 에이전트 라이올라도 "퍼거슨은 우리가 포그바의 가치를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 정도 수준의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난 퍼거슨에게 "이 계약은 우리 집 치와와도 서명 안 한다"고 말했다"라며 퍼거슨 감독을 비판했다.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포그바는 맨유를 떠나 유벤투스에 합류한 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포그바가 월드 클래스 선수가 되자 맨유는 2016년 여름 유벤투스에 8900만 파운드(약 1561억원)를 지불하고 포그바를 다시 데려왔다.
이를 두고 에브라는 포그바 영입이 단순히 전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틱 투 풋볼' 팟캐스트에서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경을 모욕하고 싶어서 폴 포그바를 다시 데려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포그바에게 맨유로 돌아가지 말라고 했다"라며 "포그바는 레알 마드리드를 원했고, 레알도 그를 원했지만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돈을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포그바의 에이전트가 맨유에 전화했고, 포그바는 내게 말하지 않고 계약을 했다"라며 "맨유는 유니폼을 많이 팔아서 기뻐했다. 아이들은 포그바를 좋아하고, 경기장에서 그 어느 것보다 상업적이었다"라고 전했다.
퍼거슨 감독이 붙잡지 않은 포그바가 맨유로 돌아와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면 많은 이들이 퍼거슨 감독의 안목을 비판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에브라는 맨유가 포그바를 영입한 이유가 구단 수익을 늘리고 퍼거슨 감독이 사람들로부터 조롱 받도록 만들기 위해서라고 믿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퍼거슨 감독의 안목이 옳았던 것으로 판정됐다. 포그바는 맨유에서 6년을 뛰는 동안 감독과 불화를 일으키거나 라커룸 분위기를 흐리는 등 크고 작은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고, 결국 2022년 여름 계약이 만료돼 맨유를 떠났다.
맨유를 떠난 포그바는 다시 유벤투스로 돌아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4년 축구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