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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피겨 이준형, 최고점수 보유자로 우뚝서다

기사입력 2011.09.14 08: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피겨 유망주들이 국제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다. 그 중, 남자 싱글 국가대표 이준형(15, 도장중)은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점수를 경신했다.

이준형은 지난 3일(한국시각)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2011-2012 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에서 171.75점(쇼트프로그램 : 58.06점, 프리스케이팅 : 113.69점)을 획득했다.


지난 2월, 김민석(18, 고려대)이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68.59점을 뛰어넘었다. 처음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일'을 낸 이준형은 한국 남자 싱글 선수 중, 처음으로 170점 고지를 넘어섰다.

또한,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58.06점도 국내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점수다. 지난 몇 년간 한국 남자싱글은 김민석과 이동원(15, 과천중)이 양분해 왔다. 이들에 가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한 이준형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ISU에서 공인하는 대회는 물론, 이 정도의 큰 국제대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막상 국제무대에 나가기 느낌이 새로웠고 기분도 좋았어요. 쇼트 때는 부담감 없이 경기를 했는데 이 점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7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했다. 이러한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모든 과제를 깨끗하게 수행하며 60점에 근접한 점수를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3위에 오른 이준형은 메달 획득도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의 선전은 프리스케이팅의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결국, 트리플 룹에 이은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살코에서 실수가 나오며 4위에 머물고 말았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점은 솔직히 아쉬워요. 프리스케이팅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는데 빙판에서 미끄러지면서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트리플 살코는 가장 자신이 없는 점프인데 이 점프를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했어요."



하지만, 이준형은 "처음으로 출전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좋은 점수를 얻어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준형은 지난 8월 초에 열린 '2011-2012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선발전'에서 2위에 올랐다. 이동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이준형은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준형은 1차 대회인 라트비아 리가시리즈와 6차 대회인 이탈리아 밀라노시리즈 출전 배정을 받았다. 이번에 출전한 라트비아 대회는 욕심을 내지 않고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데 목적을 뒀다.

하지만, 이준형은 목표치를 넘어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점수를 수립했다. 특히,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준형은 프리스케이팅 PCS점수에서 60.70점을 받았다. 몇몇 점프에서 실수를 범한 이준형은 기술점수가 떨어졌지만 컴포넌트 점수는 64.24점을 받은 장혜(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7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한 이준형은 점프와 더불어 스케이팅 스킬도 비중 있게 훈련했다. 이러한 노력은 이번 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여전히 자신의 스케이팅에 문제점이 많다고 밝힌 그는 점프와 더불어 이 부분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외국 선수들의 연기를 직접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스피드가 좋고 표현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았는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돌아왔습니다. 특히, 국제 심판 중 한 분은 저에게 표정연기가 부족하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이준형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트리플 악셀'의 완성이다. 현재 연습 중인 트리플 악셀은 거의 회전수를 채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실전에서 성공시켜야만 완벽하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남자 싱글선수들에게 트리플 악셀은 '필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4회전' 점프도 구사할 수 있어야 된다.

10대 초반 대부분의 기술이 완성되는 여자 싱글과는 달리 남자 싱글은 20세가 넘어야 전성기가 펼쳐진다. 이준형이 아직 15세인 점을 생각할 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1차대회에서 가능성을 증명한 이준형은 오는 10월 5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주니어 그랑프리 6차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대회는 주니어의 강자들이 대부분 출전하는 대회라서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6차 대회는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기 때문에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제 연기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이 대회의 목표는 제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프리스케이팅을 클린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실수 없이 롱프로그램을 소화하는 것이 새로운 목표입니다."



[사진 = 이준형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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