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이기고 "가미카제 기념관 가고 싶어요"…日 여자탁구 간판스타 귀국 발언 논란→中 월클 선수들 '언팔' 격분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일본이 자랑하는 여자 탁구 스타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의 대표적인 자살 공격 비행부대였던 '가미카제' 관련 기념관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탁구 여자단식 세계 5위 하야타는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따냈다. 여자 단체전 결승에선 중국에 패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단체전에 앞서 열린 여자 단식에선 3~4위전에서 '삐약이' 신유빈을 누르고 동메달을 따냈다.

메달 두 개를 목에 걸고 돌아온 하야타는 지난 13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귀국한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 올림픽을 위한 정진을 다짐했다. 그는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4년 후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논란의 발언은 이후 나왔다. '귀국 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당황스런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하야타는 "호빵맨 박물관에 가고 싶다. 또 가고시마의 특공 자료관을 방문해 살아있는 것, 탁구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가고시마현 내 특공 시설로는 미나미 규슈시에 있는 지란특공평화회관, 미나미 사쓰마시에 있는 만세특공평화기념관, 가가야시에 있는 카야항공기지사료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하야타가 가고 싶다고 한 곳은 지란특공평화회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란특공평회화관은 2차 세계대전에서 자살 공격 비행부대 가미카제의 핵심 근거지였다는 게 일본 언론 설명이다. 일본은 전쟁에서 패배가 유력해지자 미군의 군함이나 항공모함을 향해 비행사가 비행기를 타고 직접 돌진하는 충격적인 자살 공격을 시도하며 전황 회복에 안간힘을 썼다. 일본에선 고려시대 고려와 몽고 연합군이 일본을 공력할 때 태풍으로 번번히 실패한 점을 들어 이를 가리키는 단어인 '가미카제'라고 불렸다.

실제 지란특공평화회관엔 가미카제 공격에 쓰였던 비행기가 전시돼 있고, 일장기와 전범기가 나란히 그려진 현수막도 있었다.

하야타의 발언으로 인해 탁구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중국은 이미 발칵 뒤집어졌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로, 이번 대회 여자 단체전과 횬합복식에서 금메달을 연이어 따고 여자 단식 은메달을 획득했던 순잉사, 이번 대회 남자 단식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서 2관왕이 된 판전둥은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에서 하야타를 '언팔'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일본에선 하야타가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지란특공평화회관 가와사키 히로이치로 관장은 "정말 고마움을 느낀다.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젊은 분들이 많이 방문해 특공의 역사를 알게 되고 생명 존중을 생각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본에선 지랑특공평화회관이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하야타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 신유빈과 격전 끝에 게임 스코어 4-2로 이기고 동메달을 따낸 뒤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세계 5위 하야타는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3~4위전에서 8위 신유빈과 붙어 게임 스코어 4-2(9-11 13-11 12-10 11-7 10-12 11-7)로 역전승을 챙기고 동메달을 땄다. 신유빈에 첫 게임을 내줬으나 이후 3번의 게임을 내리 따낸 것이 컸다.



일본은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또 다른 단식 선수 히라노 미우가 신유빈과 90분 격전 끝에 게임 스코어 3-4로 졌다. 신유빈도 울고 히라노도 울 정도의 처벌한 승부였다. 이후 3~4위전에서도 한일전이 열렸는데 하야타가 이겼다.

사실 경기 전만 해도 하야타는 경기를 하는 것 자체도 불투명했다. 자신이 쓰는 왼손 팔목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하야타는 신유빈과 붙기 전 쑨잉와의 준결승전에서 왼손 손목을 검은색 테이프로 감아 테이핑을 하면서 부상이 의심됐다. 경기가 끝나고 하야타는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계속 승부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한계를 느꼈다"라며 최상의 상태가 아니였다고 고백했다.

하야타는 신유빈과 대결에서도 계속 왼쪽 팔목을 만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접전 끝에 이겼다. 당시엔 그의 투혼이 크게 조명됐으나 특공 기념관 방문 희망 발언으로 다시 비판을 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