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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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논란→찜통 버스→식사 거부…파리가 세계에 남긴 옥에 티 [파리 올림픽 결산③]

기사입력 2024.08.12 09:27 / 기사수정 2024.08.12 09:27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2024 파리 올림픽이 17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후 처음으로 정상 개최된 이번 대회는 여러 우려와 달리 매끄럽게 치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친환경'과 '저탄소'를 표방하는 과정에서 참가국들의 불만을 초래했고 개회식에서 발생한 한국의 '북한 오기' 등 논란도 적지 않았다.

2024 파리 올림픽은 11일(현지시간) 저녁 9시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는 이제 4년 후 미국 LA에서 열리는 제34회 하계 올림픽 대회로 넘어간다. 

한국은 이날 폐회식 행사에서 태권도 남자 58kg급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과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리스트 역사를 쓴 복싱 여자 54kg급 임애지가 기수를 맡았다.

한국 스포츠에서 2024 파리 올림픽은 일단 좋은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당초 종합순위가 20위권 밖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 등 총 32개의 메달이 쏟아졌다. 최종 8위로 TOP 10 진입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금메달 숫자만 놓고 보면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와 함께 역대 최다 타이를 이뤘다.



한국은 다만 지난달 26일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불쾌한 상황을 겪었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주 경기장이 아닌 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대회 메인 스타디움이 아닌 야외에서 개회식을 치렀다.

참가국들은 보트를 타고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벌인 뒤 에펠탑 인근 마련된 메인 행사장으로 입장하는 방식이었다. 여자 수영의 김서영(30·경북도청), 남자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8·용인시청)이 기수를 맡았다. 

한국은 206개 참가국 중 48번째 순서로 에펠탑 인근에 위치한 개회식 메인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때 개회식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가 프랑스어로 먼저 우리나라 선수단이 입장할 때 'Republique populaire democratique de coree'라는 안내가 나왔다. 이는 북한을 가리키는 프랑스어다. 장내 아나운서 실수는 영어로 한국 선수단을 소개할 때도 이어졌다. 한국 선수단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말해 또 한 번 한국을 북한으로 둔갑시켰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그러나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 영어 모두 북한을 가리키는 말로 한국 선수단을 소개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개회식에서 발생했다고는 믿기 힘든 아마추어적인 실수였다. 


대한체육회는 북한 오기 문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비판이 거세지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문제를 사과하면서 더 큰 논란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불쾌한 일이었다.

파리 올림픽 개회식 논란은 또 있었다. 올림픽 오륜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보통 올림픽 같은 메이저 국제 이벤트 리허설을 수차례 진행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였다. 

수영 종목에서는 아르헨티나 선수가 입장할 때 전광판에 중국 오성홍기를 띄운 경우도 있었다. 남자농구 예선전에선 남수단의 국가 대신 영토 분쟁 중인 수단의 국가를 틀어 빈축을 샀다. 



저탄소, 친환경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대회 취지도 참가국의 불편을 초래했다. 올림픽 공식 선수촌 식당의 식단을 채식 위주로 준비한 데다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아 선수들이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됐다.

선수촌 식당의 부실 메뉴는 한국 선수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 남자 수영 자유형 400m 동메달을 딴 김우민은 "웬만하면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이지만 선수촌에는 먹을 만한 음식이 많지 않다"며 "선수들이 선호하는 메인 요리는 가짓수도 적고 준비된 양도 많지 않아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의 주역 도경동도 "선수촌 식당의 음식이 잘 나오는 편은 아니었다. 감사하게도 대한체육회에서 매일 한식 도시락을 보내주신 덕분에 맛있게 먹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 체조의 레전드 시몬 바일스도 이번 대회 선수촌 식단 비판에 가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일스는 "올림픽 선수촌 밖에서 먹는 여러분과 달리 우리는 선수촌에서 제대로 된 프랑스 음식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에게는 약간 더 건강한 음식이다. 피자는 좋았다"라고 비꼬았다. 

'No 에어컨'도 대회 기간 내내 논란이 됐다. 저탄소, 친환경을 표방하면서 한여름에도 선수단이 선수촌과 경기장, 훈련장을 오가는 버스에서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취재진들에게 제공되는 미디어 셔틀도 마찬가지였다. 버스에 탑승하면 숨이 막힐 것 같은 뜨거운 공기가 온몸을 감쌌다. 



수영, 탁구 등 일부 종목들은 아예 대회 개막 후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제공하는 공식 선수촌이 아닌 별도 숙소를 잡아 선수들이 투숙했다. 

'No 에어컨' 문제는 하늘이 도왔다. 파리의 무더위가 예년보다는 덜하면서 대회 개막 후에는 그럭저럭 버틸 만한 수준이었다. 오히려 몇 차례 비가 쏟아지면서 기온이 내려가 일교차가 커져 일부 선수들과 취재진은 감기에 시달리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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