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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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결승행 무산…2연속 메달 획득 기회 남았다. [2024 파리]

기사입력 2024.08.11 01:30 / 기사수정 2024.08.11 01:3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극적인 뒤집기로 설욕전을 완성하고 준결승에 올랐던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특별시청)이 다음 경기에서 복병에 발목이 잡혀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동메달 결정전을 통해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이다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스베틀라나 오시포바에게 라운드 점수 0-2(3-3 5-9)로 패했다.

이다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체급 은메달을 땄는데, 오시포바는 준결승에서 저우쩌치(중국)에 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올림픽 랭킹에서도 이다빈은 4위, 오시포바는 9위다. 오시포바가 이다빈을 이긴 적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여겨졌으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이다빈은 1라운드에서 종료 24초 전 머리 공격을 한 뒤 비디오판독을 통해 점수를 인정받아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불과 10초 뒤 오시포바도 똑같은 방식으로 머리 공격 뒤 비디오판독을 통해 3점을 따 3-3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동점이 된 라운드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이다빈은 기준에 따라 1라운드를 내줬다.



이다빈은 2라운드에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2라운드 시작 13초 만에 머리 공격을 허용한 이다빈은 경기 종료 45초 전 상대와 몸통 공격을 주고받은 장면 이외에는 유효타를 만들지 못했다.

다급해진 이다빈은 종료 17초 전 한 차례 감점을 받았고, 9초 후 또 머리를 얻어맞으면서 만회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오시포바는 격차를 벌린 뒤 이다빈의 공격을 피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감점을 받았으나 승패가 바뀌진 않았다. 오시포바가 9-5로 이기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다빈 입장에선 8강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저우쩌치를 누르면서 복수에 성공한 터라 준결승 패배가 뼈아팠다. 큰 고비를 넘었기 때문에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아쉬움을 털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다빈은 앞서 저우쩌치와의 8강전에서 1라운드 종료 1분여 전 4-0을 만든 뒤 이를 잘 지켜 첫 라운드를 따냈다.

2라운드에선 달랐다. 저우쩌치가 이겼다. 이다빈은 머리-몸통-몸통의 3연타를 얻어맞았고, 한 차례 감점까지 받아 8점을 순식간에 내줬다. 이다빈도 저우쩌치의 머리를 때려 3점을 얻긴 했으나 그외 유효타가 없어 2라운드를 3-8로 빼앗겼다.



승자를 결정하는 3라운드에서 이다빈의 뒤집기 드라마가 펼쳐졌다. 이다빈은 경기 도중 머리를 얻어맞는 등 고전 끝에 경기 종료 33초 전까지 2-6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당황하지 않고 짧은 시간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간 끝에 역전에 성공했다.

종료 17초 전 머리 공격이 적중해 5-6으로 따라간 이다빈은 치열한 발차기 공방 속 두 차례 저우쩌치의 감점을 유도해내며 7-6으로 뒤집어 3라운드를 이기고 최종 승자가 됐다.

여자 태권도에선 한국 못지 않게 선수층이 두껍고 강한 중국 대표를 눌렀기 때문에 이다빈은 남은 두 경기에서 제 기량만 발휘하면 금메달 딸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다빈을 잘 분석하고 돌아온 오시포바의 공격에 대항하지 못했다.

이다빈의 준결승전 패배로 인해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 금메달을 2개에서 마무리 짓게 됐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7일 남자 58㎏급에서 박태준(경희대), 8일 여자 57㎏급에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우승하면서 기세를 높였다. 금메달 2개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김소희 여자 49kg급·오혜리 여자 67kg급)와 같은 성적이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는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정식 종목 채택된 뒤 처음으로 '노골드'에 그쳤다.

이다빈은 준결승에서 지면서 그랜드슬램도 놓쳤다. 그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6 파사이 아시아선수권, 2019 맨체스터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제 올림픽 금메달만 추가하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되는데 도쿄 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금빛 메달 품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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