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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장 일축…"안세영 회견 불참? 내가 의아스럽다" [2024 파리]

기사입력 2024.08.07 15:16 / 기사수정 2024.08.07 15:2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뒤 선수 관리 소홀 등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을 날릴 안세영 폭탄 발언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안세영보다 8시간 정도 먼저 귀국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 회장은 안세영 측과의 갈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안세영의 지난 6일 대한체육회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막았다는 안세영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택규 회장은 7일 오전 8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세영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심적으로는 가슴이 아프다. 사실 (배드민턴)협회에서 무슨 잘못을 많이 한 것처럼 보이는데 보도 자료를 보면 이해할 부분이 많을 것"이라며 7일 오후에 보도자료를 낼 것이라고 했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딴 뒤 배드민턴협회의 선수 관리 소홀에 상처를 많이 받아 올림픽에 나서지 않을 생각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안세영 입장에선 상당히 심각한 지경에 몰린 셈이다.

안세영과의 갈등 등 선수 관리 문제를 올림픽 전 해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나와 선수, 협회와 선수는 갈등이 없었다"며 "(안세영은) 제대로 다 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 오진이 났던 부분에 관해서만 파악해서 보도자료로 배포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에서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무릎 통증 여파로 고전했다. 천위페이에게 2세트를 내주면서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3세트를 21-8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따내면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런데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오자마자 한 달 넘게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무릎 상태는 심각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바로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오른 무릎 근처 힘줄 일부 파열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오진으로 드러났다. 안세영은 재활 기간 최소 2주, 최대 5주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뒤 회복에 전념했지만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정상 경기력을 되찾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안세영은 자신의 무릎 부상이 악화된 배경에는 최초 검사에서 오진,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국제대회 출전 강행을 지시한 협회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안세영은 지난 5일 여자 단식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무릎 부상은 생각보다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처음 오진이 나왔던 순간부터 계속 참고 경기를 뛰었다"며 "지난해 연말 다시 재검진을 해보니까 무릎이 많이 안 좋았다. 파리 올림픽까지 시간도 많이 없었고 참고 뛰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오진으로 인해 자신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출전하는 것조차 위기에 몰리자 안세영은 크게 낙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태규 회장은 안세영이 대표팀과 함께 할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것도 확인하겠다.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라고 짧게 말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배경엔 자신의 전담 트레이닝 코치와의 계약이 파리 올림픽 직전 끝난 것도 한 몫했다. 자신의 몸을 가장 잘 아는 이가 파리에 갈 수 없게 되자 적지 않은 분노가 쌓였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서는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계약 자체가 올림픽 전까지로 돼 있었다"라고만 간략하게 밝혔다.

김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안세영의 발언과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고 각 종목 단체도 전반적으로 살피겠다고 전날 밝힌 것과 관련해선 "그렇게 보시면 좋다. 모든 협회가 다 잘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안세영은 7일 귀국하기 위해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한 뒤 코리아 하우스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을 두고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안세영은 "제가 기자회견을 안 나간 것도…"라고 운을 떼더니 "딱 기다리라고만 하니까 저도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듣기에 따라선 안세영 불참이 누군가의 권유 혹은 사실상의 지시 등에 따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안세영의 주장이 아니라고 정면 반박했다. 김 회장은 "그런 적 없다. 나도 (안세영이) 안 나온 게 좀 의아스러웠다"고 말했다.

당초 김택규 회장은 안세영 등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7일 오후 4시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회장과 일부 협회 임원들은 항공편을 따로 끊어 이날 오전에 귀국했다.

그러자 김 회장이 몰래 도망쳐 한국에 먼저 왔다는 의견이 불거졌다.

김 회장은 안세영 오진과 관련한 반박 보도자료를 내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먼저 한국에 와서 자료를 만들고 최종 승인해야 해서 비행기 티켓을 변경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보도자료를 오늘 중으로 배포하기 위해서였다. (선수단과 함께 오면) 도착시간이 오후 4시인데, 그때 만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이 배드민턴협회를 저격하는 핵심 주제인 오진 관련 보도자료 완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세계 1위 안세영은 앞서 지난 5일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를 게임스코어 2-0으로 완벽히 누르며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코펜하겐 세계선수권대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1년 사이 메이저대회 3개를 휩쓸면서 세계 배드민턴의 여제임을 확실히 알렸다.

안세영은 결승전 끝난 뒤 금메달 획득의 기쁨을 노래하면서도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뒤 10개월간 자신의 부상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이유로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대표팀과 다신 동행하기 어렵다는 점까지 알렸다.



안세영은 "내 (무릎) 부상은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다. (파리 올림픽에) 나올 수 없는 상태였는데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고 대표팀에 실망을 많이 했다"며 "짧게 말하자면 트레이너 선생님께서 나의 (올림픽 금메달) 꿈을 이뤄주기 위해서 (협회) 눈치도 많이 보시고 힘든 순간을 많이 보내셨다.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얘기를 해봐야겠지만 너무 (협회에) 실망을 많이 했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길게 설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당한 자신의 무릎 부상이 이후 악화된 배경엔 최초 검사에서 오진, 완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국제대회 출전 강행을 지시한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안세영은 "처음 오진이 나왔던 순간부터 계속 참고 경기를 뛰었다"며 "지난해 연말 다시 재검진을 해보니까 무릎이 많이 안 좋았다. 파리 올림픽까지 시간도 많이 없었고 참고 뛰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또 "계속 꿋꿋하게 참고 뛰었다. 대표팀에서 부상을 겪고 있는 상황에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결승전을 마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 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 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 출전 등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세영은 이후 SNS를 통해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부분,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드리고 싶었다"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 해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했다. 대표팀을 떠나는 것이 향후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은퇴할 의사는 전혀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안세영의 폭탄 발언이 나오자 정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문체부는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 현재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7일 오후 4시경 귀국한다. 안세영은 한국에 들어가서 자세한 얘기를 한 번 더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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