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의 '맏언니' 윤지수(31·서울특별시청)가 파리에서 또 한 번 올림픽 포디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KBO리그 레전드인 아버지 윤학길을 향해 재치 넘치는 은메달 소감도 남겼다.
윤지수, 전하영(22·서울특별시청), 최세빈(23·전남도청), 전은혜(27·인천광역시 중구청)가 호흡을 맞춘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윤지수는 3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서 김지연(35), 최수연(34), 서지연(31)과 여자 사브르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윤지수는 이와 함께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이룩한 주인공이 됐다. 비록 결승에서 만난 우크라이나를 넘지 못하고 금메달과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올림픽에서 멋진 '라스트 댄스'를 보여줬다.
(왼쪽부터)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 연합뉴스
윤지수는 시상식 종료 후 은메달을 목에 걸고 나선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모든 세대를 거슬러서 후배들과 은메달을 따낼 수 있어 정말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윤지수는 2012년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후 10년 넘게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주축으로 활약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획득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개인전에서 아시아 최강자로 올라섰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맏언니' 역할까지 해냈다. 3년 전 도쿄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함께 일궈냈던 김지연이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며 윤지수의 역할이 더 커졌다.
윤지수는 일단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16강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지만 단체전에서 아쉬움을 풀었다.
공교롭게도 한국 여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격돌했다. 윤지수는 후배들과 함께 프랑스를 45-36으로 완파하고 기분 좋게 결승에 진출했다.
윤지수는 경기 출전에 대한 욕심보다 한국 여자 대표팀 전체를 생각했다. 프랑스와 준결승전에서는 3라운드만 뛰고 6라운드에서 후배 전은혜와 교체됐다.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에서는 벤치에서 후배들을 열심히 응원했다.
윤지수는 "프랑스 선수들은 오래전부터 (국제대회에서 만나) 경쟁했기 때문에 (내 플레이 스타일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교체를 자청했다"며 "후배들의 열정과 패기 있는 플레이를 프랑스가 파악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초반 점수를 잘 지키고 버티는 작전을 통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결승전에서 후배들이 잘 뛰어줘 멋있었다. 선배 입장에서 후배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기특했다"며 "(도쿄 올림픽보다 더 좋은) 메달 색깔로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좋다. 다음(2028 LA 올림픽) 대회에서는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로 다시 색깔을 바꿀 수 있도록 선배로서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 연합뉴스
윤지수는 2028 LA 올림픽을 '선수'로 나서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은 이번 파리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 중이다"라고 뜻을 밝혔다. 후배들을 위해 "그 자리를 욕심 내면 안 될 것 같다"며 국가대표 은퇴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윤지수는 이와 함께 아버지 윤학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뒤에는 "아빠! 나 벌써 (올림픽) 메달 2개나 땄어"라고 답해 믹스트존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지수의 아버지 윤학길은 KBO리그의 레전드 투수로 유명하다. 현역 시절 롯데 자이언츠에서만 12시즌을 뛰며 통산 308경기, 1863이닝⅔, 117승 94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전인미답의 '100완투'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롯데의 마지막 우승인 1992년 우승의 주역이었다.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 연합뉴스
윤지수, 전하영, 전은혜, 최세빈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이 종목 동메달을 따냈던 가운데 2개 대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