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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 김우진 "아직 은퇴 생각 없다"…5~6번째 금메달 강한 의지 [파리 현장]

기사입력 2024.08.03 08:47 / 기사수정 2024.08.03 08:47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양궁 최초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 위업을 이룬 남자 대표팀 에이스 김우진이 현역 지속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당장 4일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생애 5번째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가운데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8년 뒤 브리즈번 올림픽까지 겨냥할 수도 있게 됐다.

김우진과 임시현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혼성팀은 지난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특설 양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독일의 플로리안 운루-미셸 크로펜 조를 세트스코어 6-0(38-35 36-35 36-35)로 완파했다.

한국은 양궁 혼성 단체전이 처음 하계 올림픽에서 채택된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서 안산-김제덕이 초대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김우진-임시현이 이 종목 2회 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혼성 단체전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양성 평등, 혼성 종목 장려 정책에 따라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이 세계 최강 양궁 강국 답게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 한국 선수단 효자 종목으로 톡톡히 자리매김 했다.



김우진-임시현 조는 대만과의 16강전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등 초반 탈락 위기를 여러 번 맞았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 인도와의 준결승에서도 첫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10점을 매정하게 쏘아대는 태극 궁사들의 위력 앞에 상대 선수들이 흔들렸다. 오히려 결승은 싱거웠다. 바람 부는 가운데 독일 선수들은 10점을 거의 쏘지 못하고 맥 없이 물러났다.

이날 우승을 통해 김우진은 한국 스포츠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88 서울 올림픽 양궁 여자 2관왕에 이어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 2000 시드니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금메달을 거머쥔 '신궁' 김수녕,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50m 권총,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에서 우승한 진종오 등 한국 스포츠의 두 레전드와 함께 올림픽 최다 금메달(4개)를 딴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이다.

김우진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양궁 남자 단체 우승을 일궈내더니 임시현과 호흡을 맞춰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하고 2관왕이 됐다.



파리 올림픽 양궁은 한국이 남여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을 휩쓴 가운데 3일 여자 개인전, 4일 남자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면 한국 스포츠사 첫 올림픽 금메달 5개 획득 주인공이 된다.

아울러 하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3관왕에 오르는 남자 선수 영광도 안게 된다. 지금까지는 도쿄 대회에서 양궁 안산이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을 우승해 3관왕이 된 적이 있다. 동계올림픽까지 합치면, 지금은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와 은퇴한 진선유가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남자부와 여자부 3관왕을 각각 이뤘다.

김우진은 기록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은퇴 의사는 없다는 말을 통해 태극마크 계속 달고 싶은 의지를 나타났다. 김우진은 1992년생으로 32살이다. 양궁의 경우 런던 올림픽 남자 개인전과 리우 올림픽 및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 금메달 3개인 오진혁이 1981년생으로 올해 은퇴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30대 중후반까지는 선수 생활이 가능하다.

일본의 야마모토 히로시 같은 경우는 22살인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따고는 20년 뒤인 2004 아테네 올림픽 때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김우진은 진종오, 김수녕과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을 세운 것에 대해 "기록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두 분은 은퇴하셨지만 난 아직 은퇴 계획이 없다"는 말로 메달 신기록의 꿈을 이야기했다.



김우진은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4개를 기록 중인데, 진종오와 김수녕은 각각 은1 동1, 동2을 더 갖고 있어 동하계 통틀어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6개) 기록도 갖고 있다. 김우진이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국가대표가 되면 이 기록에서도 타이를 이루거나 경신할 수 있다.

김우진의 4번째 금메달 획득 최대 고비는 아이러니하게 첫 판이었다. 대만과 슛오프를 이기지 못했다면 김우진-임시현 조는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을 뻔했다. 하지만 김우진의 마지막 화살이 10점에 명중하면서 다음 라운드에 진출,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김우진은 "대만과의 16강전에서 고전한 부분을 돌아보며 "우리도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많은 분들의 심장이 아프셨겠지만 우리도 심장이 아팠다"고 재치 있게 돌아봤다.  



또 "대만과 슛오프 상황에서는 내가 9점 이상을 쏴야지만 게임을 이길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임시현을 위해서라도 꼭 이기고 싶었다. 감독님께서 (과녁을) 크게 보면서 쏘라고 소리치셨는데 그대로 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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