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아 봤지?' 손흥민, '토트넘 입단' 양민혁 앞 '멀티골' 쇼케이스...난타전 끝 팀K리그에 4-3 승 [쿠플 시리즈 리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2년 만에 한국을 찾은 토트넘 홋스퍼 캡틴 손흥민이 펄펄 날았다. 팀 K리그를 상대로 멀티골을 뽑아내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팀 K리그도 3골을 기록하며 K리그의 저력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서 4-3으로 승리했다.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선제골, 손흥민의 멀티골, 윌 랭크셔의 쐐기골로 일류첸코의 멀티골, 오베르단의 골이 나온 팀 K리그를 한 골 차로 꺾었다. 토트넘은 내달 3일 같은 장소에서 김민재 소속팀이자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과 만난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팀 K리그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최준, 박진섭, 박승욱, 이명재가 백4를 구성했다. 윤도영, 정호연, 이동경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고 양민혁과 이승우가 좌우 날개, 주민규가 최전방 원톱을 맡았다. 일류첸코, 세징야, 완델손 등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벤데이비스, 제이미 돈리, 에메르송, 페드로 포로가 수비 라인을 구성했다. 아치 그레이, 파페 사르가 3선에 위치했으며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 브레넌 존슨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은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몫이었다.

손흥민이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돈리를 향해 패스를 넣어줬다. 돈리가 잡아 중앙으로 연결했으나 최준이 몸을 던져 걷어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에메르송의 헤더가 잘못 맞으면서 아웃됐다.

그러자 이동경도 현란한 발재간으로 토트넘 중원 압박을 벗겨내며 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윤도영도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어 기회를 만들고자 했지만 토트넘 수비가 한 발 더 빨랐다.

전반 5분에는 이승우가 그레이의 전환 패스를 끊어내 공격권을 가져왔다. 사르가 간신히 경기장 밖으로 걷어내며 코너킥이 주어졌고, 토트넘이 멀리 걷어내 수비에 성공했다.

토트넘 신입생 베리발이 물 흐르는 듯한 드리블로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었다. 존슨에게 정확하게 침투 패스가 이어졌고, 존슨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려봤지만 수비 발에 걸렸다.





토트넘이 여유롭게 볼을 돌리며 경기 주도권을 잡아갔다. 팀 K리그는 세컨드볼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해 공격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 9분에는 토트넘이 왼쪽 측면에서 공격을 시도했고, 박승욱이 태클로 걷어냈다.

토트넘이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부터 중앙으로 파고들며 수비 시선을 끈 뒤, 반대편에 있던 사르에게 연결했다. 사르가 잡아 오른발로 때렸으나 발에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힘없이 골라인 아웃됐다.

K리그 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2연속 슈퍼세이브를 펼쳤다. 전반 14분 포로가 박스 밖에서 때린 강력한 슈팅을 한 차례 막아낸 조현우는 재차 이어진 존슨의 슈팅까지 다리로 막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팬들도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팀 K리그가 하프라인 위까지 전진하지 못하는 동안 토트넘의 공격이 계속됐다. 전반 17분 포로가 다시 한 번 박스 밖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려봤지만 골문 위를 살짝 넘어갔다.

전반 20분 팀 K리그가 모처럼 공격을 시도했다. 윤도영으로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토트넘 수비가 걷어낸 공을 잡은 이동경이 마음먹고 왼발로 때린 슈팅은 골문 위를 살짝 넘겼다.





토트넘 입단이 확정된 양민혁이 에메르송을 상대로 좋은 턴을 보여줬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자신에게 오는 공의 결을 살려 돌아선 양민혁은 순식간에 에메르송을 벗겨내고 박스 부근까지 전진했다. 이어 오른쪽 측면을 침투하던 윤도영에게 아웃프런트 패스를 내줬고 윤도영도 수비 2명 사이로 패스를 성공시키며 토트넘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23분에는 양민혁이 이동경의 패스를 받아 박스 왼쪽에서 왼발로 마음 먹고 때렸지만 유효슈팅이 되지 못하고 골문 위를 넘어갔다.

드링크 브레이크 이후 재개된 전반 25분 손흥민이 박스 안 돌파를 시도했고, 윤도영에게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으나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고 그대로 골킥을 선언했다. 엎드린 손흥민이 아쉬움을 표하자 윤도영이 다가가 손을 내밀었고, 손흥민도 손을 잡고 일어났다.

토트넘이 먼저 팀 K리그의 골문을 열었다. 전반 29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내자 흘러나온 공을 쿨루세브스키가 잡아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이날 수차례 멋진 선방을 보여준 조현우도 이번 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





토트넘의 공격이 계속됐다.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에서 포로의 중거리 슛을 조현우가 막아냈다. 재차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에메르송이 오버헤드 킥을 시도했으나 수비가 걷어냈다. 손흥민도 한 차례 박스를 가로지르는 돌파를 시도한 후 낮게 크로스를 올려봤으나 조현우가 멀리 쳐냈다.

토트넘이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34분 쿨루세브스키가 왼쪽에서 낮게 연결한 공을 베리발이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골대 상단을 강타한 후 튕겨나왔다. 베리발은 다시 한 번 박스 안으로 로빙 패스를 넣어줬고, 존슨이 슈팅까지 가져가는 데 성공했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오프사이드였다.

전반 36분 이동경이 골문 구석을 향해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직후 토트넘의 추가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오른발로 감아차 골문 구석을 갈랐다. 관중석쪽으로 다가간 손흥민은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자신의 경기 2번째 골을 터뜨렸다. 박스 중앙에서 포로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손흥민은 조현우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오른발로 정확하게 골망을 가르며 3-0을 만들었다. 직후 전반전이 종료됐다.

팀 K리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선발 11명을 모두 교체했다. 황인재, 황문기, 강투지, 정재희, 완델손, 이탈로, 오베르단, 안데르손, 세징야, 일류첸코, 요니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토트넘도 사르, 베리발, 비카리오를 불러들이고 올리버 스킵, 제임스 매디슨, 브랜던 오스틴을 투입했다.

후반 5분 팀 K리그가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오른쪽 측면에서 황문기가 올린 땅볼 크로스를 K리그1 득점 1위 일류첸코가 골문 앞에서 밀어넣었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다시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1분 뒤 안데르손이 수비 진영에서 볼 경합을 승리한 후 하프라인까지 직접 전진했다. 이후 오른쪽 측면을 침투하던 정재희를 향해 완벽한 침투패스를 찔러줬고, 정재희가 박스 안에서 때린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일류첸코가 넘어지면서 밀어넣었다. 스코어는 3-1이 됐다.

일류첸코가 곧바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8분 다시 안데르손에서부터 시작된 공격에서 세징야가 압박을 벗겨낸 후 정재희에게 연결했다. 정재희가 중앙으로 정확하게 크로스를 올렸고, 일류첸코가 이번에는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3-2를 만들었다.





후반전 다수의 외국인 선수들로 이뤄지게 된 팀 K리그는 토트넘과 비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과 달리 팀 K리그가 공을 돌리며 득점 기회를 엿봤다. 위기 상황에서도 탄탄한 신체 조건을 앞세워 쉽게 결정적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후반 18분 토트넘이 주전급 선수들을 벤치로 내리고 후보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멀티골 주인공 손흥민도 주장 완장을 매디슨에게 넘겨준 후 경기를 마쳤다. 쿨루세브스키, 포로, 존슨, 데이비스, 손흥민, 그레이, 돈리를 빼고 윌 랭크셔, 제드 스펜스, 마이키 무어, 알피 디바인, 티모 베르너, 이브 비수마, 조지 애벗을 투입했다.

후반 20분 팀 K리그가 매서운 역습을 펼쳤다. 안데르손이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일류첸코에게 내줬다. 일류첸코가 슈팅 대신 오른쪽에 있던 정재희에게 연결했다. 하지만 정재희의 슈팅 타이밍이 다소 늦었다. 슈팅이 수비 발에 막혔다.

팀 K리그의 추격이 이어지던 차에 토트넘이 다시 한 골 더 앞서갔다. 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베르너가 올려준 크로스를 수비 사이로 쇄도한 랭크셔가 발만 툭 갖다대 골망을 갈랐다.





랭크셔는 후반 25분 박스 밖에서 왼발 감아차기로 2번째 골을 노려봤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1분 뒤에는 애벗의 슈팅이 골문 위를 넘어갔다. 직후 에메르송이 빠지고 라두 드라구신이 투입되며 토트넘도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모두 교체했다.

팀 K리그는 후반 28분 황문기의 크로스 후 안데르손의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수비 발에 걸렸다. 이어 정재희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나온 걸 일류첸코가 하프 발리로 때렸으나 크게 바운드 되면서 골대 위를 넘겼다. 후반 33분에는 매디슨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밀어차봤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오베르단에 환상 중거리 슛으로 추격골을 기록했다. 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키퍼가 쳐낸 공을 오베르단이 오른발 발리로 때렸다. 공은 뚝 떨어지는 궤적으로 골키퍼 손을 지나 토트넘 골망을 출렁였다.

2분 뒤에는 세징야가 정재희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후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으나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후반 막판 드라구신의 걷어내기 실수로 공을 잡은 일류첸코가 왼발 발리 슛을 때렸으나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직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후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토트넘이 승리를 가져갔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박지영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