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08 10:11 / 기사수정 2011.09.08 10:11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프랭크 램파드의 잉글랜드 대표팀 입지가 위태롭다.
잉글랜드는 7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일즈와의 G조 홈경기에서 전반 35분 터진 애슐리 영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잉글랜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7위에 올라있는 약체 웨일즈를 맞아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잉글랜드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지난 3일 열린 불가리아전과 비교해 약간 다른 라인업을 구성했다. 램파드와 제임스 밀너는 스콧 파커, 시오 월콧을 대신해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카펠로 감독의 판단은 실패로 돌아갔다.
잉글랜드는 90분 내내 견고하지 못한 수비와 중원에서 활력 없는 플레이를 지속했으며 상대 수비를 위협할 만한 기회를 좀처럼 엮어내지 못했다. 전반 35분 스튜어트 다우닝의 크로스에 이은 영의 결승골 장면을 제외하고는 졸전의 연속이었다.
33살의 노장 램파드는 루니를 뒷받치는 역할을 수행했지만 모험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대 장점으로 평가받는 램파드의 활동량은 이미 전성기만큼의 수준이 아니었다. 최전방 공격수 루니는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램파드가 해야 할 플레이메이커의 역할을 도맡기까지 했다.
램파드의 선발 출전은 오히려 대표팀의 경기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번 부진은 비단 웨일즈전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램파드는 소속팀 첼시에서도 번뜩이는 움직임을 좀처럼 선보이지 못했다.
잉글랜드가 골키퍼 조 하트를 비롯해 게리 케이힐, 크리스 스몰링, 영, 월콧과 같은 젊은 선수를 앞세워 불가리아를 대파하자 영국 언론의 찬사가 쏟아졌다. 램파드, 스티븐 제라드, 리오 퍼디난드 등으로 대변되는 노장 중심의 팀에서 벗어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램파드는 1999년 10월 A매치에 데뷔한 이후 무려 88번의 경기를 치렀다. 램파드가 처음 경험한 메이저대회는 유로 2004였다.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린 램파드는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2006, 2010 월드컵에서는 무득점에 머물렀다. (독일과의 16강전은 오심에 의해 동점골로 인정받지 못했다.)
램파드의 부진은 잉글랜드의 메이저대회 성적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두 명의 특급 미드필더 램파드-제라드의 공존 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유로 2004, 2006 독일월드컵에서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 램파드-제라드 콤비를 내세웠지만 끝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카펠로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 두 선수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 에릭손 감독과는 약간 차이를 보였는데 램파드-가레스 배리 라인을 중심으로 왼쪽 측면에 제라드를 배치하는 전술을 시도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처참한 실패를 겪으며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이후 카펠로 감독은 보수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젊은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기 시작했다. 아스날의 잭 윌셔는 이미 대표팀의 중요한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으며 필 존스, 대니 웰벡, 톰 클레버리, 스몰링과 같은 신예들이 새롭게 가세했다.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잉글랜드는 지난 불가리아전에서 젊은 선수 조합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년이면 램파드는 34살이 된다. 파커, 윌셔, 배리가 포진하고 있는 대표팀의 중원은 더 이상 램파드의 전유물이 아니다. 향후 램파드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사진 = 프랭크 램파드 ⓒ 스카이 스포츠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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