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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잃었는데"…김기연 일으킨 한마디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하려 하지 마"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7.31 14:29 / 기사수정 2024.07.31 14:29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최원영 기자) 멋지게 일어섰다.

두산 베어스 김기연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2루타만 3개를 터트리며 5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팀의 12-7 완승과 4연패 탈출에 큰 공을 세웠다.

2-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 2루서 2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로 4-0을 빚었다. 6-2로 점수를 벌린 5회초 2사 1, 2루서는 2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 팀에 8-2를 선물했다. 11-2로 크게 달아난 7회초엔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2루타로 문을 열었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왼쪽 발등 염좌로 출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발투수 곽빈을 비롯한 투수진과도 착실히 호흡을 맞췄다. 곽빈은 이날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2실점, 투구 수 91개(스트라이크 51개)로 호투했다. 시즌 14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10승째(7패)를 기록했다. 리그 승리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국내 투수 중에선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김기연은 "다행히 점수를 내야 하는 타이밍에 타점을 올려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연패 중이었는데, 연패를 끊고 좋은 경기해 반등의 계기를 만든 듯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맹타를 휘두른 것에 관해서는 "최근 방망이가 잘 맞지 않고 있었다. 자신감이 줄어들어 지켜보는 공이 많아지고 어이없는 공에도 자주 헛스윙했던 것 같다"며 "최대한 생각을 털어버리고 쉽게 접근하자고 다짐했다. 그게 잘 먹힌 듯하다"고 밝혔다.

곽빈과 게임 플랜은 어떻게 짰을까. 김기연은 "(곽)빈이는 공이 워낙 좋아 볼넷만 없으면 어떤 팀이든 충분히 막을 수 있다.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경기에 들어가는 편이다. 이번에도 에이스답게 잘 던져줘 고맙다"고 전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김기연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1-2로 앞선 7회말 4실점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김기연은 "점수 차가 커 쉽게 아웃카운트를 잡고 싶었는데 빗맞은 안타나 운이 안 좋은 안타들이 나와 어려워졌다. 투수 (김)강률이 형이 병살과 땅볼로 잘 끊어준 덕에 7회를 넘길 수 있었다"며 "형은 하이 패스트볼이 좋아 잘 활용하면 쉽게 막을 수 있을 듯했다. 형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던졌으면 해서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고 돌아봤다.

양의지가 몸 상태를 회복할 때까지 김기연이 계속해서 포수 마스크를 써야 한다. 김기연은 "선배님이 아프셔서 내가 경기에 더 많이 나가게 될 것 같다. 선배님이 빠지셨을 때 팀 순위가 떨어지면, 선배님이 돌아오실 때 안 좋을 수 있다"며 "오실 때까지 열심히 이겨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 팀이 더 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리그 대표 포수이자 베테랑인 양의지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김기연은 "배울 점이 정말 많다. 특히 선배님이 타석에서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잘 치셔서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도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이어 "내가 못했을 때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 때문에 팀이 힘들어진 경기도 많았는데 '그런 것에 너무 크게 스트레스받으면 네 전체적인 기량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정말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기연은 "주위에서 가장 많이 말씀해 주시는 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스트레스받지 마라. 너는 이미 잘했고, 또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하려 하지 마라'라는 것이다. 특히 코치님들께서 그렇게 이야기해 주신다. 덕분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향인 광주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김기연은 "오랜만에 광주에 와 집밥을 먹었다. 다 어머니 덕분인 것 같다"며 "여러 가지 음식을 많이 해주셨다. 어머니 음식은 무엇이든 다 맛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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