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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끼치지 않으려 더 준비했다"…女 양궁 맏언니, 물음표 '금메달'로 지웠다 [파리 현장]

기사입력 2024.07.29 11:29 / 기사수정 2024.07.29 11:29

여자 양궁 국가대표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임시현, 남수현과 호흡을 맞춰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까지 10회 연속 단체전 우승이라는 역사를 창조했다. 사진 연합뉴스
여자 양궁 국가대표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임시현, 남수현과 호흡을 맞춰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까지 10회 연속 단체전 우승이라는 역사를 창조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30·인천시청)이 생애 처음으로 밟은 올림픽 무대에서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동생들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금메달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다.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는 세계 최정상급 '기량' 앞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훈영,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트 스코어 4-4(56-53 55-54 51-54 53-55)로 비긴 뒤 슛오프(SO)에서 29-27로 이기면서 이 종목 10회 연속 올림픽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선수가 시상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선수가 시상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전훈영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나선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운동을 그렇게 힘들게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힘들었다.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 많이 됐다"며 "메이저 대회 출전이 처음이다 보니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자 양궁의 올림픽 단체전 10연패를 이루는 데 내가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더 준비하고 훈련했는데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국이 여자 양궁 단체전 올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기까지는 손에 땀을 쥐는 살얼음판 승부를 거쳐야 했다. 네덜란드와의 준결승부터 난관이었다.

한국은 1엔드에서 57점을 쏘며 53점에 그친 네덜란드를 4점 차로 제치고 기선을 제압했지만 2엔드, 3엔드를 네덜란드에 내줬다. 4엔드까지 네덜란드에 뺏긴다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날 수 있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한국은 위기에서 더 강해졌다. 4엔드에서 반격에 성공, 슛 전훈영-남수현-임시현이 각각 1~3발을 모두 10점에 꽂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4~6발도 10점-9점-10점으로 총 59점을 얻어 51점에 그친 네덜란드를 8점 차로 앞서면서 4-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선수들이 한발씩만 쏜 뒤 총점으로 우위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전훈영 9점-남수현 10점-임시현 7점으로 한국이 26점, 네덜란드가 8점-7점-8점으로 23점에 그치면서 한국이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중국과 격돌한 결승에서 1, 2엔드를 연달아 따내면서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올해 월드컵에서 두 번이나 한국을 누르고 우승했던 중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중국이 3, 4엔드를 가져가면서 세트 스코어 4-4 동점이 됐고 금메달의 주인은 슛오프에서 가려졌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이 시상대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을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사진 연합뉴스


마지막 순간 웃은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중국과 나란히 27-27을 기록했으나 전훈영의 첫 발과 임시현의 세 번째 발이 최초 9점 판정 후 추가 확인이 필요한 'UNSURE' 판정이 나왔다. 확인 결과 모두 10점 선에 걸치면서 10점-9점-10점으로 29점을 얻었다. 양궁에선 화살이 선에 맞을 경우 더 높은 점수로 인정한다. 8점-10점-9점으로 27점에 그친 중국을 2점 앞서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단체전 연속 우승 횟수를 '10'까지 늘리고 세계 최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전훈영도 대회 개막 전 자신을 향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놨다. 

전훈영은 ▲1998 서울 대회 김수녕-왕희경-윤영숙 ▲1992 바르셀로나 대회 김수녕-이은경-조윤정 ▲1996 애틀랜타 대회 김경욱-김조순-윤혜영 ▲2000 시드니 대회 김남순-김수녕-윤미진 ▲2004 아테네 대회 박성현-윤미진-이성진 ▲2008 베이징 대회 박성현-윤옥희-주현정 ▲2012 런던 대회 기보배-이성진-최현주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기보배-장혜진-최미선 ▲2020 도쿄(2021년 개최) 대회 강채영-안산-장민희에 이어 한국 양궁과 올림픽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게 됐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네덜란드, 중국을 차례로 격파하고 10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단체전이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채택된 이후 모든 금메달을 휩쓰는 역사를 썼다. 사진 연합뉴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네덜란드, 중국을 차례로 격파하고 10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단체전이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채택된 이후 모든 금메달을 휩쓰는 역사를 썼다. 사진 연합뉴스


1994년생인 전훈영은 올해 만 30세의 베테랑이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었다. 2014년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던 탓에 2019년까지 국가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훈영은 지난해 다시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뒤 올해도 태극마크를 계속 달았다. 2024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2위로 통과하면서 당당히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훈영은 당당히 실력으로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얻었지만 경험 부족을 걱정하는 외부의 시선과 마주쳤다. 일부 외신에서도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 세 사람 모두 첫 올림픽 출전이라는 이유로 한국 양궁의 파리 올림픽 전력을 낮게 분류하기도 했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네덜란드, 중국을 차례로 격파하고 10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단체전이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채택된 이후 모든 금메달을 휩쓰는 역사를 썼다. 사진 연합뉴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대만, 네덜란드, 중국을 차례로 격파하고 10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단체전이 1988 서울 올림픽부터 채택된 이후 모든 금메달을 휩쓰는 역사를 썼다. 사진 연합뉴스


전훈영은 실력과 결과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여자 단체전 첫 경기였던 대만과의 8강에서는 영점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네덜란드와 맞붙은 준결승부터 점점 영점이 잡혔다. 10점 과녁에 꽂히는 횟수가 점점 늘어났다.

전훈영은 "8강전부터 자신감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조준이 안 맞았다"며 "준결승부터 잘 맞으면서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화살을 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파리에 왔다.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개인전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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