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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강현묵, 군대 얘기에 입이 근질근질..."말이 필요 있겠습니까?"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7.21 13:55 / 기사수정 2024.07.21 13:55



(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군대 얘기에 입이 근질근질한 건 한국 남자라면 다 똑같다. 축구 선수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김천 상무에서 전역해 민간인 신분이 된 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강현묵도 마찬가지였다. 강현묵은 동료들에게 군대 얘기를 얼마나 하는지 묻자 "말이 필요 있겠습니까?"라며 웃었다. 흔히 군대에서 쓴다는 '다나까체'가 아직 남아 있는 모습이었다.

강현묵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충북청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23라운드를 통해 수원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1월 상무에 입단했던 강현묵은 1년 6개월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이달 중순 전역했다. 말년 휴가 때부터 수원에서 함께 훈련을 했고, 수원으로 복귀하자마자 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이다.

경기 전 변성환 감독은 강현묵의 선발 기용에 대해 "전술적인 부분과 팀워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강현묵 선수가 갖고 있는 전술 수행 능력도 중요하지만, 개인 능력이 아주 좋은 선수여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현묵은 후반 30분경 김상준과 교체되어 나올 때까지 약 75분간 경기장을 누볐으나 팀의 무승부를 막지는 못했다. 경기 중 몇 차례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던 건 긍정적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강현묵은 "솔직히 비길 경기가 아니었다. 꼭 승리해야 했는데 비겨서 아쉬웠다. 다음 주 화요일에 바로 경기가 있어서 잘 준비해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며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마침 강현묵이 돌아온 경기는 수원의 빅버드 고별전이었다. 수원은 그라운드 지반 노후화에 따른 공사로 인해 충북청주전을 끝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떠난다. 잔여 시즌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강현묵은 "고별전이라 아쉬운 것도 있지만, 내가 전역을 늦게 했다면 아예 빅버드에서 뛰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다행이기도 하다"라며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강현묵이 자리를 비운 1년 6개월 동안 수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2023시즌 강등이었다. 당시 강현묵은 김천에서 K리그2 우승의 기쁨을 누렸지만, 원 소속팀인 수원은 창단 첫 최초 K리그2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팀의 상황과는 별개로 강현묵은 내부적으로는 더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강현묵은 "다시 수원에 와서 운동도 하고, 그동안 밖에서 경기도 봤는데 아무래도 더 끈끈해진 것 같다. 내가 있었을 때보다 한 발 더 뛰려고 하는 부분을 경기를 통해서도 느꼈다. 주도권을 가져와서 경기를 하려고 하는 것도 많이 바뀐 부분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또 "2007년생 (박)승수처럼 어린 선수들이 되게 많아져서 신기했다. 나도 다른 팀에서는 어린 편이었겠지만, 지금 수원에는 어린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무 생활은 선수들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는 시기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간 수많은 사례들이 증명했고, 선수들도 입을 모아 상무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고 말한다.

강현묵도 "군대에 가기 전에는 급하게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상무에서 경기도 많이 뛰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하다 보니 여유가 생겼다. 경기 운영 측면에서도 더 성장한 것 같다. 신체적인 부분은 딱히 달라진 것 같진 않은데, 웨이트장 시설이 워낙 좋기도 하고 할 일이 운동밖에 없어서 자연스럽게 몸이 좋아지는 것 같다"며 상무에 다녀온 이후 달라진 점을 이야기했다.

자연스럽게 군대 이야기로 이어졌다.

강현묵은 "전역하니 행복하다. 진짜 행복하다. 갇혀 있지 않다는 게 너무 행복하고, 사람들도 만나고, 커피도 마시러 갈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정말 행복하다"면서 "(박)대원이 형은 많이 힘들어하더라. 맛있는 밥 먹고 싶다고 하고, 카페에 가서 커피도 한 잔 하고 싶다고 한다. 바깥 공기도 마시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싶다면서 연락한다"고 했다.



아직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군대 관련 이야기를 하는지 묻자 강현묵은 "(홍)원진이 형이나 (김)상준이나 (김)주찬이 등 다 가야 하는 선수들이다. 놀리는 것 말고는 없다"면서 "가서 총도 쏴보고, 각개전투도 해보고..뭐 말이 필요 있겠습니까? 다녀오셨으면 다 아시겠지만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걸 듣는 것보다 가서 경험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강현묵은 생각보다 더 군대 이야기를 많이 하는 듯했다. 전역하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사회보다 군대가 익숙할 만도 하다. 강현묵은 "다른 사람들이 (군대 이야기를) 이제 그만 듣고 싶다고 한다"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강현묵은 자신의 고무신이나 다름없었던 수원 팬들에게 "1년 6개월 동안 기다리셨던 분들도 있으시고,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이렇게 빅버드 마지막 경기에서 뛰게 되어서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남은 시즌 동안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테니 항상 경기장에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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