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불펜? 롯데가 고민하는 '한현희 기용법'…결국 불펜이 맞는 옷일까 [울산 현장]

(엑스포츠뉴스 울산, 박정현 기자) 선발 투수로 쓸까. 불펜 투수로 기용할까.

롯데 자이언츠 투수 한현희는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팀의 세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최종 성적 1⅔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해 팀의 6-2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현희는 롯데가 0-2로 끌려갔던 7회초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민석이 허경민과 헨리 라모스에게 4사구 2개를 허용해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한현희는 급히 등판해 불을 꺼야만 했다. 팀 타선은 6회말까지 두산 선발 최준호의 호투에 막혀 단 1안타에 그쳤던 상황. 추가 실점을 해 점수 차가 벌어진다면,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었다.



위기 상황 마운드에 오른 한현희는 씩씩하게 제 공을 던졌다. 첫 타자였던 두산 4번타자 양의지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 3루수 땅볼을 유도해 3루수-2루수-1루수 방면 병살타를 잡아내며 아웃카운트 2개를 빠르게 잡았다. 이후 조수행에게 볼넷, 양석환에게 자동 고의4구를 내줬지만, 2사 만루에서 강승호를 스윙삼진으로 얼어붙게 해 실점하지 않았다.

흐름을 이어 롯데가 1-2로 추격한 8회초에도 등판한 한현희. 선두타자 김기연과 전민재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해 두산의 추가점 의지를 꺾었다. 한현희가 경기 중후반 잘 버텨줬던 롯데는 8회말 윤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2-2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10회말 빅터 레이예스의 끝내기 만루 홈런이 터져 6-2 값진 승리를 챙겼다.

올해 한현희는 롯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27경기(4선발) 등판해 3승 2패 1홀드 49⅔이닝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 중이다. 다만, 활용도가 명확하지 않다. 주로 구원 투수로 나섰지만, 팀 상황에 따라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을 때는 선발 투수로도 뛴다. 우천 취소된 지난 14일 사직 KT 위즈전에서도 선발 투수로 예고됐었다. 



돌고돌아 다시 불펜진에 합류한 한현희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두산과 주중 3연전이 시작하기 전 "한현희는 구원 투수로 생각하고 있다. (빈자리는) 이인복을 생각 중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불펜 투수 한현희는 17일 다시 한 번 강력한 투구를 선보였다.

한현희는 올 시즌 불펜에서 더 강하다. 23경기 2승 1홀드 28⅓이닝 평균자책점 2.86이다. 반면 선발 투수로는 4경기 1승 2패 21⅓이닝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에서 차이가 크다.

한현희의 기용법을 두고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불펜 투수로 활용하기 좋지만, 선발진 공백을 채워줄 마땅한 카드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이인복이 선발진을 메우고 한현희가 불펜으로 돌아간 상황. 맞는 옷을 입은 듯한 한현희는 불펜진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