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로운 계약을 맺은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새로운 감독 선임까지 고려하고 있다. 2023-24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을 떠난 토마스 투헬 감독이 1순위 후보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점은 에릭 텐 하흐가 성공하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며 그를 대체할 계획은 없다"며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전개돼 감독이 쫓겨나면 전 첼시 감독 토마스 투헬이 가장 먼저 지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사임한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선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매체는 "맨유가 사우스게이트를 영입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며 "내부자들은 새로운 감독이 필요해도 그가 감독을 맡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이 경질 위기에 놓였을 때 1순위 후보로 꼽혔으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투헬 감독이 1순위 후보가 됐다.
맨유는 지난 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릭 텐 하흐는 맨유 남자 1군 감독으로서의 계약을 2026년 6월까지 연장했다"며 텐 하흐 감독이 2시즌 더 맨유를 이끈다고 발표했다.
텐 하흐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 여름 만료되지만 계약을 1년 연장해 2026년 여름까지 팀을 이끌기로 합의한 것이다. 맨유는 유임을 결정한 텐 하흐 감독의 성과를 위해 선수 영입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2023-24시즌 막판만 하더라도 텐 하흐 감독의 경질 목소리가 높았다. 맨유는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4패를 기록하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구단 역대 최악의 성적인 8위로 마무리했다. 2023-24시즌 모든 경기에서 85실점을 허용하며 1976-77시즌 기록한 81실점 기록도 경신했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맨유는 지난 5월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024 잉글랜드 FA컵 결승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FA컵 우승의 혜택으로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진출권까지 확보하는 겹경사를 맞이했다.
FA컵에서 우승하더라도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다는 매체가 있었으나 맨유 보드진의 선택은 유임이었고 그와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었다.
텐 하흐 감독은 유임 이후 직접 뒷얘기도 공개했다. 투헬 감독도 거론됐다. 그는 "내가 (스페인) 이비자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클럽 경영진이 내게 왔다. 그들이 갑자기 내 문 앞에 나타나서 나와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맨유는 투헬과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들은 이미 최고의 감독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텐 하흐 감독은 2022-23시즌 카라바오컵 우승을 차지하고 리그에서 3위라는 성과를 냈기에 맨유 보드진은 그가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유임을 결정했다. 2013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에서 두 시즌 연속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은 텐 하흐 감독이 최초였다.
투헬 감독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감독이었다. 그는 이번 여름 뮌헨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2021년부터 2022년 9월까지 첼시의 감독을 맡아 프리미어리그 경험도 있다. 첼시 시절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대단한 업적도 이뤄냈다.
그는 향후 행보를 묻는 말에 프리미어리그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시즌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겠다는 의견을 밝혀 당분간 감독을 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상황에 따라 맨유 감독으로 올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 보드진의 신뢰를 받는 만큼 새로운 시즌 성과를 내야 한다. 맨유는 지난 15일 볼로냐의 스트라이커 조슈아 지르크지 영입을 발표하며 텐 하흐 감독에게 선물을 안겼다.
사진=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