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구교환이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의미 있는 캐릭터를 더했다.
지난 3일 개봉한 '탈주'가 개봉 첫 주말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 역을 맡은 구교환이 남다른 열연으로 저력을 입증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로, 현상은 어릴 적 알고 지내던 규남의 탈주가 발각되자, 오히려 그를 감싸고 높은 지위에 앉혀주며 군인이라는 주어진 운명에 순응해 살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규남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탈주를 시도하고 현상은 그를 집요하게 쫓아가며 물러설 수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구교환은 규남에게 친근하게 장난을 치다가도 날 선 눈빛으로 돌변해 제압하고, 여유롭게 클래식을 듣다 부하를 향해 발길질을 퍼붓는 등 여유로워 보이지만 다급하고, 섬세한 듯 거친 현상의 양면적인 면모를 능숙한 강약 조절로 풀어내 관객의 몰입을 높였다.
또 그는 한때 가까웠지만 적대적인 위치에 서있는 규남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케미스트리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물론, 현상의 과거를 알고 있는 선우민(송강)을 만난 뒤 흔들리는 묘한 긴장감 속의 관계성을 아슬아슬하게 그려내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의 꿈을 애써 외면하며 적응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끝없이 딜레마를 느끼는 모습을 유려한 감정선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깊은 여운을 전했다.
이렇듯 구교환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추격자로서 극 전체를 아우르는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숨 쉴 틈 없는 전개를 이끌었다.
첫 등장부터 관객들을 매료시킨 립밤과 같이 핸드크림, 물티슈 등의 아이템을 사용해 인물의 디테일을 살리고, 내면의 탈주를 거부하는 풍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정의 내릴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호평 받고 있다.
구교환이 출연한 '탈주'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