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이효리가 엄마와 상처를 대하는 방식이 달랐다는 것을 깨닫고, 사랑의 의미를 확인했다.
지난 6월 30일 방송된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이효리가 엄마가 살았던 시대와 삶 속에서 한 여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효리는 엄마가 깊은 대화를 거부하자 마음의 문을 닫았다. 이후 그는 아직까지 남아있는 과거의 상처가 엄했던 가정환경 탓이 아닌, 엄마에 대한 원망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는 엄마에게 왜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느냐고 채근하며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나한테 상처를 줄 수 없어"라고 또 다른 상처를 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모녀는 각자의 상황이 있었다. 이효리는 엄마가 용기를 내서 어린아이였던 자신을 더 케어해주길 바랐고, 엄마는 그 시절 남편의 그늘 속에서 치열한 삶을 온몸으로 받아내기 바빴다.
결국 이효리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지켜봐야 하는 사랑과 아픔을 원망으로 남겨둔 셈이었다.
이효리는 계속해서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카페에서 엄마가 사장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보며 자신의 대화 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엄마도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물어봐 주고 이해해 주길 원했던 거다"라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효리는 "엄마의 어둠의 상자에 있는 비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까만색"이라며 "그걸 알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끄집어내는 게 엄마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엄마 역시 자신이 받았던 상처보다 훨씬 큰 아픔들을 묵묵히 잘 감추고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변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효리는 엄마의 제안으로 찜질방 데이트를 하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따뜻하게 녹였다. 모녀는 편안해진 분위기 속에서 진심을 쏟아냈다. 이효리는 "엄마와의 여행은 (찜질방처럼) 추웠다 더웠다 한다"라고, 엄마는 "길었다 지루했다"라고 실수로 속마음(?)을 털어놔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에 엄마는 여행 초반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평생의 소신을 밝혔지만 결국 말실수를 사과하며 "사랑을 못 줘서 미안하다 효리야, 앞으로 사랑 많이 줄게 기대해"라고 막내딸을 향한 진심을 드러내 뭉클함을 안겼다.
또한 이효리는 숙소에서 이전과 다른 의미의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손수 고사리 파스타를 만들어준 막내딸의 모습에 크게 기뻐했다.
설거지를 하던 이효리는 엄마가 전화 통화로 "딸이 해주는 걸 먹으니 편안하네. 여행 중 최고"라며 좋아하자 안타까워했다. 그는 무심했던 자신의 지난 모습을 떠올리며 "왜 이렇게 못됐지?"라고 자책하고 반성했다.
이효리는 과거로 간다면 "'기순아 나랑 같이 도망가자, 여행 가자'"라고 말해주고 싶을 것 같다"라면서도 "서로 힘은 없었지만 어렵고 힘든 세월 속에서 엄마가 나를 지켜줬고, 나도 엄마를 지켜준 것 같다"라고 마음을 쓸어내렸다. 특히 그는 상처를 풀기 위한 소통보다 엄마라는 존재 자체의 감사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이처럼 어린 시절 아픔을 꺼내려고 했던 이효리는 아픔을 아무도 못 보는 상자 속에 넣어놓고 수십 년을 고단하게 살아오며 가정을 지켜낸 엄마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엄마 역시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라고 늘 한결같은 진심을 건넸다.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JTBC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