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유영찬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와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마무리 투수'라는 알맞은 옷을 입은 듯하다.
LG 트윈스 투수 유영찬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다. 최종 성적 1⅔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5-3 승리를 지켰다. 시즌 15번째 세이브는 덤이다.
위기의 순간 유영찬은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LG가 4-3으로 앞선 8회초 1사 1,3루에서 이지강을 대신해 구원 등판했다. 한 점 차 승부였기에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동점이 될 수 있었기에 신중한 투구가 필요했다. 유영찬은 첫 타자 나승엽을 루킹삼진으로 잡았고, 후속타자 정훈을 스윙삼진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LG는 문보경의 솔로포로 5-3 간격을 벌렸다. 어깨가 가벼워진 유영찬은 9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내 이날 경기를 끝냈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왼쪽)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동료와 대화하고 있다. 유영찬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와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불펜 투수들을 칭찬하며 유영찬을 언급했다. "우리 필승조인 김진성과 유영찬이 어려운 상황들을 막아줘 연패를 끊을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좋은 피칭 칭찬해주고 싶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훈선수로 꼽힌 유영찬은 "내가 결과를 정할 수 없기에 (박)동원이 형 사인만 보고 자신 있게 던졌다"라며 "(LG가 4연패 중이지만) 연패에 관한 생각보다는 그런(위기) 상황을 막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얘기했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 직후 덕아웃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유영찬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와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잠실, 박정현 기자
최근 마운드 운영이 뜻대로 안 되는 LG다. 선발 투수 임찬규와 최원태가 동시에 이탈했고, 대체 선발들이 연이어 투입돼 불펜 운영에 빨간불이 떴다. 과부하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날 경기처럼 유영찬이 1이닝 세이브가 아닌, 멀티 이닝을 막아야 하는 날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유영찬은 "어떤 생각과 각오보다는 그냥 올라가면, '막야아겠다'는 생각만 하겠다. 다른 복잡한 것보다는 그런 생각만으로 던지겠다"라고 말했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왼쪽)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팀 동료 오스틴과 인사하고 있다. 유영찬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와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잠실, 김한준 기자
올해 유영찬은 30경기 4승 1패 1홀드 15세이브 30⅓이닝 평균자책점 1.78을 기록 중이다. 1군 풀타임 2년 차, 마무리 투수 1년 차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호성적이다. LG는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 트리플A)이 미국 무대로 떠나 마무리 투수에 공백이 생겼지만, 유영찬의 발견으로 구멍을 잘 메우고 있다.
유영찬은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겪으며 올해 마무리 투수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큰 경험이 됐다. 긴장감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좀 더 세심하게 생각하고 투구한다"라고 설명했다.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왼쪽 54번)이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가 끝난 뒤 염경염 LG 감독(오른쪽)과 인사하고 있다. 유영찬은 이날 1⅔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와 4연패에 힘을 보탰다. 잠실, 김한준 기자
마무리 유영찬의 '5아웃 세이브'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통산 두 번. 공교롭게도 롯데 상대로 모두 기록했다. 유영찬은 "롯데전에서 볼을 많이 던졌던 기억이라 스스로 불안한 것들이 있었다. 오늘(14일) 이후로는 그런 기억이 없을 것 같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롯데전 트라우마가 있던 유영찬. 지난 4월 17일 잠실 롯데전에서 1⅓이닝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 투수가 됐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던 투구. 그러나 지난달 11일 사직 롯데전 1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고, 이날 경기에서도 세이브를 손에 넣어 롯데전 악몽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
사진=잠실, 박정현 기자 / 잠실, 김한준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