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20년 전 경남 밀양지역 고교생이 울산의 여중생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이른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이 최근 온라인에서 다시 주목받으며 국민적 분노를 산 가운데 故 최진실이 생전에 피해 여학생을 도와준 사실이 다시 알려졌다.
밀양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여자 중학생 1명을 1년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가해자 폭로가 이어지며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이었는데 이들 중 한 명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조차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분이 일었다.
지난 1일 범죄자 신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OOO.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채널에는 해당 영상을 포함해 당시 가해자들의 일터와 현재 모습이 소개된 영상 3∼4개가 추가로 업로드됐고 나머지 가해자에 대한 공개도 예고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것과 그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자유롭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에 분노했다. 이후 가해자 중 한명인 A씨가 근무한 경북 청도 한 식당은 장사를 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B씨는 수입차 딜러사의 전시장에서 근무했으나 해고됐다.
그런 가운데 故 최진실이 생전 피해 학생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한 사실이 재조명됐다.
최진실은 2004년 건설업체 S사로부터 "최진실과 아파트 분양광고 모델 계약을 맺고 광고를 제작했지만 폭행사건 등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생활 관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돼 큰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당시 최진실의 30억원 피소 사건을 무료 변론하기로 했던 강지원 변호사는 순수한 여성인권 보호 차원에서 무료 변론하기로 했으나, 일각에서 ‘경제형편이 어렵지도 않은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강 변호사는 수임료를 받은 뒤 이를 밀양 성폭력사건 피해 학생 돕기와 성폭력 방지 사업에 기증하기로 했다. 고 최진실 역시 이를 수락했다.
최진실은 변호인단의 대책회의 후 브리핑자리에서 눈물을 쏟았고 강지원 변호사는 "최진실 씨는 지금까지 인기와 앞만 보고 살았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강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후 강 변호사는 2016년 인터뷰에서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난리가 났다. 일단 A 양을 피신시켜야 된다고 생각해 어머니와 딸 둘을 서울로 이주시켰다.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A 양 가족은 살림살이 없이 도망 나온 상황이라 먹고 살 수가 없었다. 그때 최 씨에게 내게 줄 수임료 대신 1000만 원을 준비하라고 해서 그중 500만 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보내고 나머지는 A 양 어머니에게 보냈다. 최 씨 역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고(故) 최진실은 지난 2008년 10월 2일, 40세의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1988년 광고모델로 데뷔한 고 최진실은 MBC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한중록(1999)으로 연기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배우로 활약했다. 고인은 드라마 '질투', '별은 내 가슴에', '그대 그리고 나', 영화 '숲속의 밤', '마누라 죽이기', '고스트 맘마', '편지'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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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