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뒤에는 공이 없다…양 팀 감독 모두 칭찬, 골키퍼 같았던 호수비 [잠실 현장]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문보경은 물샐틈없는 완벽한 수비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문보경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팀의 10-6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문보경은 수비에서 더욱 빛났다. 팀이 8-4로 앞선 6회초 1사 1,2루. 문보경은 박건우의 총알 같은 타구를 잡아내 3루수-2루수-1루수 방면 병살타로 막아내며 추가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까다로운 타구였다. 불규칙 바운드처럼 마지막 급격하게 튀어 올랐지만, 문보경은 침착하게 처리해 구원 투수 박명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LG는 문보경의 호수비 덕에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고, 10-6으로 승리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6회초 쫓기는 상황에서 문보경의 좋은 수비로 상대의 흐름을 끊을 수 있었다"라며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주말 3연전 1차전에서도 문보경은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1회초 무사 1,2루에서 파울 라인을 타고 흐를 뻔한 권희동의 강습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막았다. 장타가 될 타구는 내야 안타로 변했고, LG는 무사 만루에서 단 1실점 하며 11-4 크게 이겼다. 

더그아웃에서 문보경의 수비를 지켜봤던 강인권 NC 감독은 25일 경기 전 "이래서 LG가 강팀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 (1회초 무사 1,2루) 권희동의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다이빙해서 잡지 못했다면, 1회에 3점 정도 얻을 수 있었는데, 거기서 1점으로 끊겼다. 그런 점들이 팀이 탄탄하게 보인다"라고 말했다. 문보경은 양 팀 감독의 극찬을 받을 만한 환상적인 수비로 눈길을 끌었다.



경기 뒤 만난 문보경은 "인생 수비는 아니다"라며 "그 상황에서는 생각하는 것보다 몸이 반응한다. 잡고 나서 병살타로 처리하는 것이 베스트라 빠르게 처리했다. 최고는 아니지만, 베스트 안에는 들어갈 수비다. 잡았다는 것보다는 공이 들어와 줬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보경은 이달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마음고생을 했다. 이날 전까지 5월 월간 타율 0.137(51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지난달 월간 타율 0.322(90타수 29안타) 2홈런 16타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다. 타격이 안 풀리다 보니 수비에서도 실책이 여럿 나왔다. 문보경은 "(실책으로) 사고를 많이 쳤다. 김일경 수비 코치님이 지난해부터 '공격과 수비를 구분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잘하려다 보니 독이 됐다"라며 "실책으로 두 경기 정도 터트렸는데, 두 경기를 잘 막아내 다행이다"라고 얘기했다.



최근 문보경은 등장곡을 바꿨다. ITZY의 'WANNABE'에서 트랜스픽션의 'Radio'로 교체했다. 분위기 반전이 목적이었을까. 그는 등장곡 교체를 묻는 말에 "그냥 바꾸고 싶어서 바꿨다. 돌아갈 생각은 없다"라며 웃어 보였다.

골키퍼처럼 완벽한 수비를 보여준 문보경. LG의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에 힘을 보태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진=잠실,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