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전술 싸움에서 완패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골을 도둑맞았다며 격분했다.
후반전 추가시간 오프사이드 판정과 관련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상대팀 감독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반격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후반전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경기 막바지 호셀루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1-2 역전패했다.
이날 뮌헨은 후반 23분경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은 데이비스가 날카로운 오른발 대각선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적지에서 앞서갔지만, 후반전 막바지 3분 만에 호셀루에게 내리 두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여기에는 투헬 감독의 안일한 교체 전술도 한몫 했다.
투헬 감독은 후반 30분까지 리드가 유지되자 후반 31분 측면 공격수 리로이 자네를 불러들이고 센터백 김민재를 투입해 수비 숫자를 늘렸다. 김민재를 기존 마테이스 더리흐트, 에릭 다이어와 함께 최후방에 배치해 백5로 전형을 변경, 수비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 교체였다. 투헬 감독은 주포 케인과 영건 자말 무시알라 대신 에릭 막심 추포-모팅과 토마스 뮐러를 내보냈다. 두 핵심 공격 자원을 빼버린 파격적인 교체로, 1-0을 굳히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이후 두 골을 내줘 역전을 허용한 뮌헨은 당장 반격해야 했는데, 공격의 주축이었던 케인과 무시알라가 빠지자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연장전을 바라보자니 두 선수 없이 연장전을 치르는 건 상상만 해도 막막했다.
이에 투헬 감독이 선택한 건 더리흐트의 공격 가담이었다. 장신의 더리흐트를 활용해 전방에서 공중 싸움을 걸겠다는 의도였다. 더리흐트는 후반전 추가시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뮐러가 헤더로 연결하자, 이를 잡아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이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주심과 부심이 섣부르게 판정을 내려 경기를 망쳤다는 말이었다.
투헬 감독은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재앙이다. 끝까지 보고 판정을 내리는 게 규칙이다. 부심이 먼저 실수를 범했고 주심이 두 번째 실수를 저질렀다. 두 사람은 규칙을 깼다"라면서 "부심이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그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투헬 감독의 말을 들은 안첼로티 감독은 코웃음을 쳤다. 투헬 감독이 해당 판정에 불만이라면 자신도 후반전 중반 나초의 골이 취소된 점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안첼로티 감독의 말이었다.
앞서 레알은 데이비스에게 실점하고 5분 뒤였던 후반 28분 동점골이 들어갔으나 경합 과정에서 나초가 키미히를 팔로 밀어 넘어트린 게 확인돼 취소됐었다.
안첼로티 감독은 "뮌헨이 오프사이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고? 좋다, 그럼 우리도 취소됐던 나초의 득점에 대해 불만을 표하겠다. 요주아 키미히가 다이빙을 했기 때문이다"라며 투헬 감독의 말에 반박했다.
다만 나초의 경우는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나초가 키미히를 확실히 밀친 것으로 판명 났기 때문에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쨌든 투헬 감독은 더리흐트 골 때의 오심으로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고, 씁쓸히 뮌헨에서의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용병술에서 실패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