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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도 '턴하흐 몰락' 봤나?…리버풀행 후배 감독에 "선수들 너무 데려가지마"

기사입력 2024.05.07 21:15 / 기사수정 2024.05.07 21:15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거스 히딩크가 리버풀 부임을 앞둔 후배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전달했다.

22년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놨던 히딩크는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후배 지도자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에게 조언했다.

1978년생 슬롯 감독은 2021년부터 자국 리그 명문 페예노르트를 이끌고 있다. 부임 첫 시즌 페예노르트를 리그 3위로 이끈 그는 지난 시즌엔 클럽을 리그 챔피언에 올려놨다. 이 공로를 인정 받아 2022년과 2023년 네덜란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해 최근 가장 핫한 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

슬롯 감독은 강도 높은 압박과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공격적이고 매력적인 축구를 선호한다. 지난해 여름엔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갈라선 토트넘 홋스퍼의 관심을 받았으나 잔류를 택했다.




올시즌 리그 우승엔 실패했지만 네덜란드 FA컵인 네덜란드왕립축구협회(KNVB) 베이커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6년 만에 대회 우승에 성공한 슬롯 감독은 현재 세계 최고의 리그 중 하나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그것도 빅클럽으로 목전에 둔 상태이다.

슬롯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을 이끌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적인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2023-2024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기로 결정하면서 리버풀은 후임으로 슬롯 감독을 낙점했다.

리버풀은 페예노르트와 슬롯 감독 모두와 합의를 마치면서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소식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리버풀은 슬롯 감독 선임에 대한 보상금으로 페예노르트에 1300만~1500만 유로(약 191억~221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자국 리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슬롯 감독이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1946년생 히딩크가 32살이나 어린 네덜란드 후배가 큰 도전을 앞두고 있자 경험이 담긴 조언을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 축구 유력지 '부트발 인터내셔날'에 따르면 히딩크는 슬롯 감독에게 리버풀에 부임한 뒤 페예노르트에서 지휘하던 선수들을 너무 많이 데려오지 말 것을 조언했다.

히딩크는 "슬롯은 대중, 언론, 선수들을 대하는데 능숙하며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라며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그는 훌륭한 코치다. 이는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슬롯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난 슬롯이 자신의 선수들을 많이 데려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를 추천하고 싶지도 않다"라며 "이를 조심해야 한다. 네덜란드에서 영국으로 진출하는 건 큰 발걸음이다"라고 덧붙였다.

감독이 새 클럽에 부임했을 때 전에 있던 클럽에서 지도했던 선수들을 원하는 건 흔한 일이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에릭 턴하흐 감독도 2022년 아약스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부임한 이후 제자였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안토니, 안드레 오나나를 영입했다.




이는 감독의 전술과 철학을 잘 이해하는 선수들을 데려와 빠르게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펼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인데, 자칫하다가는 편애 논란, 혹은 파벌이 생길 수 있다.

또 페예노르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가 리버풀과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기에 히딩크는 제자들을 너무 많이 영입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2000년대 초반 에레디비지에에서 한 시즌 30골 이상을 뽑아내던 세르비아 공격수 마테야 케즈만이 첼시에 가서 고전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또 영국 언론을 너무 신경쓰지 말 것을 추천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9년과 2015년에 총 두 번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두 번 모두 중도 부임이었는데 2008-09시즌엔 잉글랜드 FA컵 우승을 맛보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매일 일간지를 읽는 게 아니라면 걱정할 건 없다. 내부적으로 단단한 조직력을 갖고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로마노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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