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루카 모드리치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건 신의 한 수였다. 토트넘 시절까지 트로피 0개에 그쳤다가 레알 이적 후 24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축구 컨텐츠 제작소 스코어90은 5일(한국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드리치는 26세까지 트로피 0개에서 38세에 24개를 획득했다"라며 레알 이적 후 모드리치의 커리어가 상승 곡선을 달렸다고 조명했다.
레알은 이날 통산 36번째 라리가 우승을 달성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카디스와의 2023-24시즌 라리가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27승6무1패, 승점 87이 된 레알은 2위 바르셀로나가 3위 지로나에 덜미를 잡히고 3위로 내려앉으면서 리그 4경기를 남겨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지었다.
레알은 점유율 7대3까지 가져가며 카디스의 숨통을 조였다. 전반전까지 0-0 균형이 이어졌으나 후반전 골 잔치가 열렸다. 후반 6분 디아스가 선제골을 넣으며 레알이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어 후반 23분 교체 투입된 에이스 주드 벨링엄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호셀루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3골 차 완승을 가져갔다.
우승까지 단 1점만 남아있던 상황. 2위 바르셀로나가 지로나에게 승리하지 못하면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와 지로나의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전반 3분 만에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의 골로 앞서갔으나 1분 만에 아르템 도브비크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추가시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넣으며 무난히 승리하는 듯했지만 지로나가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크리스티안 포르투의 동점골, 구티에레스 오르테가의 역전골, 포르투의 쐐기골로 지로나가 4-2 승리를 기록했다.
바르셀로나가 패하면서 3위였던 지로나가 2위로 올라섰다. 4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레알과 지로나의 격차가 13점으로 벌어지면서 레알의 조기 우승이 확정됐다.
모드리치 개인에게는 커리어 24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린 순간이었다.
모드리치는 레알 이적 전까지 메이저 대회 트로피가 없었다. 자국 크로아티아 리그 명문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뛸 때 리그와 컵 대회를 합쳐 6번의 우승을 경험했으나 2008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해 빅리그에 입성한 후에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모드리치가 합류하기 전 시즌이었던 2007-08시즌 리그컵 정상에 오른 후 토트넘은 우승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됐다. 모드리치도 토트넘에서는 우승컵을 만져볼 기회가 없었다.
결국 모드리치는 우승을 위해 이적을 결심했다. 세계 최고 명문 레알이 관심을 보이자 2012년 토트넘을 떠났다.
레알 합류 후 빼어난 실력으로 금세 주전 자리를 꿰찼고 2015-2016시즌 FC 포르투로 임대갔다가 돌아온 카세미루, 2014-2015시즌 영입한 크로스와 함께 레알의 중원을 책임졌다.
세 선수의 조합은 '크카모'로 불리며 레알이 2010년대 중후반과 2020년대까지도 위협적인 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모드리치가 뛰는 동안 레알은 이번 시즌을 포함해 라리가 4회 우승과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무려 5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 외에도 코파 델 레이,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모든 대회를 통틀어 총 24개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12년 토트넘을 떠난 게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모드리치가 12년 동안 24개의 트로피를 획득하는 동안 토트넘은 아직까지 무관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코어90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